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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한미 FT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은 23일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시에서 연설 중인 오바마. /로이터 연합 |
오바마가 이처럼 공개적이고도 공식적으로 한미 FTA를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한미 양국 행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내 한미 FTA 비준 처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바마는 “한미 FTA 합의문의 문구들이 미국산 공산품과 농산물에 대한 효과적이고 구속력 있는 시장 접근을 확신시키기에 부족하다”면서 특히 자동차 관련 조항이 불공정하게 한국측 입장에 우호적으로 치우쳐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현재 협상된 대로 협정문을 비준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체제 가운데 하나인 한국에 대한 우리의 상호적인 시장접근 기회를 박탈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의원의 이 같은 언급은 한미 FTA에 대해 사실상 재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되며 현재 합의된 협정대로는 비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오바마 의원은 한미 FTA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거나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던 일.
특히 지난 2월에도 의회 발언을 통해 한미 FTA가 미국의 노동 및 환경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힌 바 있다.
오바마가 이처럼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입장과 재협상 의지를 보이는 것은 오늘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노동자들의 지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의 민주당 경선에서 대의원 수를 더 많이 확보하여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노동자측 지지에서는 힐러리에게 크게 뒤져 있는 상태다.
미 노동계에선 FTA 체결로 인해 미국이 외국의 수출품에 내수시장을 내준 반면, 수출에선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해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부시 대통령이 세계무역주간 기념연설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콜롬비아, 파나마와 체결한 FTA를 조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한 뒤에 공개서한이 전달되어 현직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서 한미 FTA에 대해 전에 없이 강경한 어조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오바마의 이번 발언은 상당히 큰 파장이 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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