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은 일상생활 중에도 몇 번씩 ‘깜빡 깜빡’하는 일을 자주 겪는다.
가스렌지 불을 켜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 냄비를 태우는 일은 다반사다. 은행까지 가서 핸드백을 이리저리 뒤지다 통장을 집에다 놓고 온 것을 뒤늦게 인지하는 것도 부지기수다. 건망증이 도를 넘는 일이 잦아지면 다 성장한 자녀들로부터 ‘닭 엄마’라는 말도 듣는다.
사실 주부들의 이런 부주의는 조기폐경을 맞은 탓도 있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젠의 저하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두부 외상이나 우울증, 당뇨가 있는 경우, 담배를 피는 경우,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교육을 적게 받은 경우 등은 치매의 위험성을 높여 주기 때문에 이러한 소인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각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는 조기에 전문가를 찾아가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치매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 그 중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부분은 나도 치매에 걸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어떤 사람이 치매에 잘 걸리는지에 관한 것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알쯔하이머 치매의 경우 나이가 증가하면서 발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나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증가하는 퇴행성 질환인 치매 중에는 일반적으로 위험성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65세보다 더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초로성 치매(조기 치매)도 있다.
초로성 치매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그 특징을 따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알쯔하이머 치매의 경우 40~50대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또 유전적인 원인이 동반된 경우, 그 진행속도가 빠르고 심한 경우가 많다.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다른 종류의 치매인 전측두엽 치매의 경우 일반적인 치매와는 달리 기억력의 장애보다는 성격의 이상을 먼저 보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감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 언어의 장애와 사회생활의 장애를 동반하여 전두엽 기능에 주로 장애를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는 전문가를 통한 진찰이 도움이 된다.
본인 또는 보호자가 처음 발견할 수 있는 증상들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최근의 일들에 대한 기억력이 저하되며, 차차 기억·이해·판단·계산 등이 둔해진다. 이런 시기에는 일상생활에서 대인관계에 큰 문제점이 없을 정도여서 치매를 판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전화번호 등을 기억하기가 힘든 경우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고 물건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경우 △자주 가던 곳도 가지 못하고 헤매게 되는 경우 △시장에 가서 거스름돈을 받아오는 것조차 실수하는 경우 등의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면 기억력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증세가 급속도로 진행되면 누군가 자기 자신의 물건을 훔쳐갔다거나 배우자가 바람을 핀다는 망상 증세를 보여 때리거나 욕설을 하는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와 함께 쓸데없이 배회하거나 혼자 있으면 안절부절못하고 보호자와 떨어지면 굉장히 화를 내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에 있게 되면 초조해 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치매는 조기에 진단해야 환자가 갖고 있는 신경인지 기능들의 악화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 병력조사를 통해 증상의 발생양상이 갑자기 발생했는지, 아급성으로 발생했는지, 혹은 서서히 발생했는지에 대해 파악해야 치료 가능한 가역성 치매의 경우 치료를 통하여 회복시키거나 더 이상의 진행을 방지할 수 있다.
치매는 악화되면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다양한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 또한 투병기간이 길기 때문에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들까지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뇌 사용을 자주하고 기억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전문적인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고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술 담배를 삼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분한 수면과 운동 그리고 신선한 과일 채소를 많이 먹고 필요할 때마다 메모를 하여 기록을 남기는 방법 등을 실시하는 것도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 헬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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