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영역 확장에 중소기업 직격탄

  • "자생력 키울때까지 시장진입 유예 필요"

대기업들이 사업영역을 중소기업 분야까지 넓히면서,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분류됐던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을 때 까지 대기업의 시장진입을 유예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두부와 재생타이어를 비롯 골판지상자, 두부, 생석회, 아스콘, 어육연제품 등 한 때 고유업종으로 지정됐던 업종에서 대기업의 시장 참여로 기존 중소기업들이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지난 2006년 12월 말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가 폐지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식품시장의 경우 대기업이 진입하면서 제품 한 개를 사면 추가로 한 개를 더 덤으로 주면서 문닫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풀무원과 CJ, 대상 등은 두부시장에 진입한 이후 두부 한 모를 더 주거나 콩나물 등 다른 제품을 얹어주는 '1+1' 판촉경쟁을 벌였다.

두부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참여한다고 해서 두부시장의 '파이'가 커지지 않고 영세업체만 망할 뿐"이라며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각축하고 있는 시장에 들어오기보다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이 같은 행태는 사실상 ‘덤핑’이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한 제품을 살 때 추가로 얹어 주는 것은 명백한 덤핑인데 정부는 제재를 않 하고 있어 중소기업을 더욱 힘들게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소기업 영역이었던 재생타이어 시장도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이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금호타이어 등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관련 중소기업도 불안감에 휩싸였다.

대한타이어공업협동조합 박금준 전무는 "업계에서 들리는 이야기로 이들 대기업들이 2010년께 20만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어 이럴 경우 국내 재생타이어 시장의 50%를 차지해 영세한 업체들은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기중앙회의 조사에서 이 같은 대기업의 진출로 고유업종으로 지정됐다 풀린 17개 업종 가운데 문을 닫은 중소기업이 지난해 8월 현재 97개에 달했다.

반면 이 업종에 진입한 대기업 수는 7개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폐지 전 15.8%에서 20.0%로 4.2%P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경우처럼 대기업의 시장진입을 유예하는 기간을 업종별로 상황에 따라 별도로 정하거나, 5년 이상 무기한으로 바꾸어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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