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베트남 주식시장이 회복되기는 커녕 시스템 문제까지 겹치면서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29일 베트남 호치민 증권거래소는 시스템 장애로 3일 연속 거래가 중단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베트남 증권 당국에 따르면 거래 시스템을 시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치민 증권거래소는 전일에도 기술적인 문제로 거래가 중단됐다면서 문제를 해결 중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당국은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30일에는 거래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 역시 확실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베트남 당국이 의도적으로 거래를 중단시키고 있다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들어 베트남 증시 벤치마크인 VN지수가 55%나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증시 거래 중단이 당국의 조치라는 쪽에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주요 투자기관들은 최근 잇따라 베트남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올들어 베트남의 국제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이 수출 주도 경제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대외수지가 마이너스로 돌아선다면 이에 따른 파장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베트남이 매력적인 투자처였지면 이같은 호재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7%로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전 전망치는 9%였다.
베트남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다. 올해 베트남의 물가 상승률은 25%에 육박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정책금리를 8.75%에서 12.00%로 전격 인상했지만 치솟는 물가는 아직까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 역시 이날 베트남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혀 악재를 더했다.
한편 하노이 증권거래소는 이날 정상적으로 거래가 진행됐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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