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과도한 대출 확대 경쟁을 벌인 결과 은행권의 자기자본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말 현재 국내 18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1.94%(바젤Ⅰ 기준)로 지난해 말보다 0.34%포인트 하락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상업은행 평균 12.23&, 영국 4대 은행 평균 12.05%보다 낮은 수치다.
은행권 BIS 비율이 낮아진 것은 올 들어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대출 확대로 인해 은행권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63조2000억원 늘어났다.
조사대상 18개 은행 중 BIS 비율이 하락한 은행은 11개로 조사됐다.
은행별로는 수출입은행이 11.04%에서 9.78%로 낮아졌고 우리은행은 11.70%에서 11.02%, 국민은행은 12.62%에서 11.97%, 하나은행은 11.86%에서 11.42%로 각각 하락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바젤Ⅱ(신BIS협약) 기준을 적용하면 은행들의 BIS 비율은 바젤Ⅰ을 기준으로 한 11.94%보다 0.78%포인트 뚝 떨어진 11.16%에 그쳤다.
바젤Ⅱ는 1년 미만 여신 거래의 미사용 한도와 운영 위험에 대해서도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하는 등 은행 건전성을 강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바젤Ⅱ 기준을 적용했을 경우의 BIS 비율이 바젤Ⅰ 기준을 적용했을 때보다 낮아진 은행은 18개 중 14개에 달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BIS 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후순위채권을 경쟁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후순위채는 부채로 분류돼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장현기 금감원 은행경영지도팀장은 "은행들은 외형 성장보다 내실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며 "내부유보와 같은 기본자본 확충을 통해 BIS 비율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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