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믹스는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마련을 위한 경제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기업규제 완화 등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eindly)’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도 기업들의 불만 제기는 여전하다.
특히, 금융업이 한국 경제의 新성장동력으로 주목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에 대한 배려나 육성정책은 독립적으로 강구돼야 하는 한편, 민간 부문의 자발적인 참여와 국민들의 금융산업에 대한 인식전환이 급선무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30일 열린 제5회 '동아시아 경제 포럼' 두 번째 세션에서는 권순직 아주경제 주필의 ‘새정부의 기업환경 규제완화’의 발표를 시작으로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MB노믹스와 금융허브’, 민세진 동국대교수의 ‘지주회사제도 개선과 기업시스템 선진화’가 차례로 발표됐다.
이날 권순직 아주경제 주필은 “전봇대로 상징되는 새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바대로 각종 기업규제 완화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기업인들의 공항귀빈실 이용허용, 파주시의 종합심의위원회 마련 등 구체적인 조치들과 아울러 산업계 곳곳에 뿌리박혀 있는 규제들을 뽑아내려는 노력이 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규제 완화정책이 실효성있게 진행되는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허브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금융허브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감독방식의 선진화 등 조속한 규제완화가 수반되어야 하며, 금융허브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세진 동국대 교수는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는 지배 대상인 금융회사의 지배주주를 규제하는 차원으로 이해되나 금융업종마다 시장실패의 종류와 잠재성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규제수준도 지배하는 금융업종에 따라 다른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하지만 천편일률적으로 자회사 지분을 설정해 놓거나 은행의 규제를 비은행에 적용함으로써 과도한 기업리스크를 발생시키고 있어 금융업종별 금융지주회사 규제 정비가 요구시된다”고 지적했다.
◆기업환경에 대한 근시안적 시각 여전 =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규제 완화 대책을 추진하는 등 MB노믹스의 실행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특히, 금융을 산업적 관점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IMF 외환위기 이후를 시작으로 참여정부에서 본격화했다. 제조업 부문의 경제발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 금융업을 미래의 新성장동력으로 육성하여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열겠다며 금융허브 구축을 적극 추진해왔다.
MB정부 금융정책의 기본방향은 참여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산업을 중요 국정 아젠다로 설정하고 궁극적으로는 동북아의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박 연구위원은 "우리 금융 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투입에 힘입어 단기간에 위기를 극복했으며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작년 1인당 GNI가 2만달러를 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수익성과 건전성을 띄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아직도 요원한 반면 인도, 중국 등 후발국이 추격은 거세지고 있다.
작년 말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홍콩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우리나라 4대 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의 총자산이 미국의 13%에 불과하며 수익구조면에서도 국내은행의 경우, 이자수익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등 여러 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전 세계 주요 국가가 자국을 국제금융허브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한국을 달성하는 길이 쉽지는 않다"며 "선진 경제 도약을 위해 조선·자동차·철강 등 전통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 서비스업 분야의 경쟁력을 제고해 제조업과 쌍두마차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 산업은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자 회계·법률서비스·컨설팅 등 여타 서비스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고, 수요가 증가추세여서 전략적 육성의 가치가 큰 산업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는 한국투자공사 설립(2005.7), 금융전문대학원 설립(2006.3), 외환자유화 계획 발표(2009년까지 완료), 자산운용업 규제완화, 자본시장통합법 제정(2009.2 시행) 등 제도적인 기반 구축에서부터 금융시장 규모 확대, 일부 금융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 일정부분 성과를 이룩한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금융허브정책의 성과는 대체로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MB정부가 금융허브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근시안적 정책을 지양하고 금융 산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법, 규제, 감독, 세제, 생활환경 등에서 외국의 금융허브에 필적할 수 있는 여건을 구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조언했다.
◆과감한 규제완화가 핵심이다 = 전문가들은 금융허브전략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선진국 수준의 규제 완화와 제도 개선을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우선적 과제로 꼽는다.
박 연구위원은 "MB정부가 금융허브의 조성 및 발전수립에 있어 정부와 각 부처, 민간 등의 협조가 다각도로 이뤄져야 하며, 금융허브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 및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금융허브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방식의 선진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를 완화해 금융산업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제반사항을 구축해야 하며, 더불어 금융 전문인력의 육성, 금융산업의 국제화 및 국내 금융클러스터 조성, 외국계 기업의 경영여건 및 외국인 생활여건 개선 방안 등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 교수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관련 행위 제한을 대폭 제거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연결납세제도 도입도 필요하다”며 “금융업종별 금융지주회사 규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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