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여파로 미국 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대미 수출은 제자리걸음이지만 중동.중남미 지역은 자원 수출을 토대로 경제개발에 나서면서 개발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동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83억 달러, 중남미 수출액은 22% 늘어난 97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미국으로 수출은 153억 달러로 0.5%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중동.중남미 수출액(18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중동.중남미 수출액은 2002년 164억 달러로 당시 미국(328억 달러)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55억 달러로 미국의 458억 달러에 근접했다.
이처럼 중동 및 중남미 수출이 급증한 것은 수년간 지속한 원자재가의 오름세로 자원 보유국들의 경기가 활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나 광물, 곡물 등을 수출하는 원자재 생산국들로 범위를 좁히면 이런 추세는 더 확연해진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중동.남미.아프리카.독립국가연합(CIS)의 26개 원자재 생산국으로의 수출액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월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은 103억6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59.5% 증가했다.
이에 반해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로의 수출은 531억2천만 달러로 1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연구소의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2003~2004년부터 산유국으로의 수출이 늘기 시작했고 여기에 곡물.광물 등 원자재 수출국까지 더해진 상황"이라며 "2000년대 초반에는 미국의 수출 비중이 전체의 20%를 차지했는데 이제는 10%선으로 떨어진 대신 자원보유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품목에 있어서도 자원 보유국의 산업기반시설 확충, 대형 건설사업 등에 힘입어 기계나 선박 등이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많은 승용차의 경우 1~4월 중 수출액이 112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6% 증가하는 데 머물렀고 반도체는 112억 달러로 12.1% 감소했다.
그러나 기계.정밀기기의 수출액은 35.6%, 선박은 24.4% 각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자원부국이 많은 중동.중남미에 공통으로 수출되는 잘 품목은 건설장비 등과 같은 기계.정밀기기"라며 "석유시추선 등 해상구조물도 일부 선박으로 집계되고 있어 선박 수출도 비교적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 우리나라의 지역별 수출액(통관 기준)
(단위: 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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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액 │미국 │중동.중남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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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624.7 │327.8 │16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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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928.2 │342.2 │173.9 │
├─────────┼─────────┼────────┼────────┤
│2004년 │2,538.4 │428.5 │2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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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844.2 │413.4 │2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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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254.6 │431.8 │35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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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714.9 │457.7 │45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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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4월 │1,372.6 │153.2 │1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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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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