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지진 피해에도 불구하고 안정되고 빠르게 기존에 계획한 경제 발전 속도를 확보해 나아가고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작년 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사태의 영향을 받기 시작해 올해에는 연초부터 폭설, 한파 등의 천재지변이 발생하고 급기야 원촨대지진,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여진에 홍수피해까지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중국호’ 경제열차는 안전하게 빠른 속도로 전진할 수 있을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광천수 1병에 1위안(약 150원), 라면 하나에 1.7위안' 이번 발생한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 가운데 한 곳인 쓰촨성 더양(德陽)시의 한 슈퍼마켓에 걸린 가격표에 적힌 내용이라고 신화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슈퍼마켓 종업원은 "물량은 충분하고 지진 전후로 상품가격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진 피해지역의 상황도 다를 바 없다. 재고가 충분하고 가격이 안정되어 있으니 어느 누구도 생필품을 팔고 사는데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부 재정과학연구소의 자캉(賈康) 소장은 “이번 지진이 크긴 했지만 중국 경제에 현저한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개혁위원회, 중안은행 등의 권위있는 연구기관 및 부서의 소식에 따르면 원촨 대지진으로 피해지역에서의 생산 활동 및 질서가 망가졌지만 피해 지역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4%로 비교적 작다는 점과 심각한 피해를 입은 주요 지역이 산지라는 점을 들어 중국 거시경제 발전의 기본적인 틀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해지역의 생산 라인 복구와 재건 사업의 지속적 전개 역시 거시경제에 있어 단기적인 충격을 가져오겠지만 안정되고 비교적 빠른 발전 추세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투자, 수출, 소비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3두마차'로 비유된다.
중국인민은행 금융연구소의 거시경제 팀은 28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수출 증가 속도가 완만해지긴 했지만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소는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비교적 크며 재해지역의 이후 복구사업에 고정자산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소비 역시 비교적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4개월 동안 중국의 성진(城鎭) 고정 자산 투자는 동기대비 25.7%가 늘어났다. 중국에 내재하는 소비 동력이 위축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재해 이후 복건사업이 국내 건축자재 등 상품의 소비를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아시아개발은행 중국 사무소의 로버트 비톨 수석대표는 일단 재건 작업이 시작되면 건축분야 경제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며 경제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중금회사 대표 수석 경제학자 하지밍(哈繼銘) 도 국내외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재해 후 재건사업은 투자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증가속도도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쓰촨성은 중국의 주요 수출기지가 밀집한 지역이 아니기에 중국 수출 무역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앙은행 금융연구소 거시경제팀은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를 확립하고 있다며 수출증가 속도이 큰폭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시경제팀은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이 대국 경제체로, 국내 수요가 경제성장에 있어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외국 수요가 완만해지는 것은 이후 중국 경제 성장에 경향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전개혁위원회의 무홍(穆虹) 부주임은 28일 “총체적으로 보면, 이번 재해는 중국 경제총생산에 분명한 영향을 끼치겠지만 그 영향은 분명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중앙은행금융연구소 거시경제팀은 지진 피해가 심각한 쓰촨지역이 곡물 생산량과 돼지 사육이 많은 지역이었기에 단기적으로 물가 특히 곡물 및 돼지고기 가격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재해 복구에 필요한 콘크리트, 철근 등 건축자재의 수요가 늘어나 전국적으로 원자재 가격 역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진 후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은 한계가 있다며 이번 중국의 경우도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거시경제팀은 내다봤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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