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亞는 '우려' vs. 유럽은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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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6-0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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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무역정책에 경계심 대두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유럽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오바마의 대(對)아시아 정책에서는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며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지난 5월말 영국신문 데일리 텔레스레프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유럽의 주요 5개 국가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여론 조사에서 오바마는 52%의 지지도를 보였으며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지지도는 15%에 그쳤다.  또 벨기에의 일간지인 스와르가 지난 7일 발표한 미국 대선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74%로 12%의 매캐인을 큰 차이로 앞섰다.

유럽의 여론 전문가들은 미 대선에서의 오바마가 부상하며 미국에 대한 유럽의 지지도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의 독일 마셜 펀드 외교정책위원회의 존 K. 글렌 이사는 오바마의 성공이 유럽인들에게 미국의 역동성을 일깨워줬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의 BBC 방송은 지난 4월 최근 1년 사이에 유럽 23개 국가들 가운데 11개 국가에서 미국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됐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독일 ARV TV도 미국에 대한 독일인의 신뢰도가 1년 새 21% 포인트나 상승해 53%에 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글렌 이사는 최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어떤 공적인 외교적인 시도도 미국의 대선전에 비해 미국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의 이미지가 좋아진 데는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유럽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한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서유럽 국가들에 있어 부시의 지지도는 미국 국민들의 지지도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강력한 유럽연합 등 유럽이 듣고자 하는 바를 올바르게 얘기한 것은 매케인이며, 오바마에 대한 유럽인들의 호감은 오바마가 대선에 승리한다면 실망으로 바뀔지도 모른다고 WSJ는 지적했다.

WSJ는 무역 측면에서 오바마는 부시 대통령에 비해 훨씬 다루기 어려운 보호주의적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오바마의 무역정책은 미국에 많은 수출을 하는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대아시아 정책에서 오바마는 한국, 일본, 호주 등 동맹국들과 강력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겠다고 공약해왔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안정과 번영을 증진할 수 있도록 이 지역 국가들과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지난 15년새 미국의 최대 무역 협상인 한미 FTA에 반대하면서 사실상 재협상을 요구했고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의 FTA에도 반대하고 있다.

또 오바마는 대중국 정책과 관련하여 미국의 무역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이 계속 위안화를 저평가 상태로 유지하면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등 강경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 해에 조건 없이 북한 등 불량국가 지도자들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었다.

민간 싱크탱크인 미 외교협회(CFR)의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바마의 대외정책에 관한 자문팀들은 외교 현안에 관한 민주당의 기본 입장에서 벗어나 좀 더 독립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 신안보 센터의 드렉 촐릿은 “오바마의 외교정책 자문팀은 경선 유세연설 등을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외교가 너무 경시돼 왔으며, 협상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매우 분명하게 강조해온 오바마의 뜻을 매우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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