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촛불집회 이후 쇠고기정국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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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6-1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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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재협상 불가능 재천명...대규모 촛불집회 지속 우려 국회개원, 인적쇄신책으로 소통 이뤄낼 것인가

  촛불은 과연 꺼질 수 있을 것인가?

쇠고기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된 6.10 대규모 촛불집회가 과격시위와 폭력진압 등의 불상사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100만 촛불 대행진을 주도했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0일까지 정부가 쇠고기 협상 무효화 및 전면 재협상에 나설 것을 공식 선언한 상태다.

다음 주까지 정부의 실질적인 움직임이 없을 경우 촛불은 다시 거세게 타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촛불 민심의 핵심인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요구에 대해 정부는 11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의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안호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은 11일 정부 세종로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추가협의 또는 추가협상은 기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보충적 명확화를 뜻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18일 타결된 협상내용을 문구 일부라도 수정하는 형태의 재협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수입업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쇠고기 수입신고제의 허가제 전환 문제에 대해 그는 "아직 심도있는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정상 최혜국 대우나 내국민 대우, 시장접근 제한 등을 봤을 때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을 방문해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 방안을 협의 중인 당.정.청 주요 인사들의 활동도 '재협상'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덕배 농식품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대표단도 10일(미국 시간) 오후 미 농무부의 척 코너 농무차관 등과 만나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구두약속한 '30개월 이상 쇠고기 교역 금지' 문제와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차관은 면담에 앞서 "국민이 더 이상 불안해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협의에 나서겠다"면서도 "재협상이라는 말보다는 추가협의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의 구티에레즈 상무장관도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쇠고기 협상이 한국에서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하고 이 대통령의 지지도를 추락하게 했지만, 그것은 부시 행정부의 책임이 아니라면서 미국은 한국과 쇠고기 문제를 재협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차 중소기업 성공전략회의에서 "어젯밤 6.10 민주화 항쟁 집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새로운 각오로 정부도 출발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국 돌파 카드가 주목되는 때이다.

 

   한나라당도 쇠고기 정국 수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제18대 국회 정상화를 위해 통합민주당 등 야 3당이 제안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공청회에 참가하겠다고 11일 밝혔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국회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요구해온 만큼 이번 한나라당의 공청회 참가 결정을 계기로 여야간에 국회 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대화가 진행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하지만 노동계의 파업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화물연대가 13일부터 집단 운송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한데 이어 민주노총도 14일까지 총파업 결의를 위한 투표를 실시하고 총파업 돌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촛불집회가 노동계 등의 투쟁과 맞물려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쇄신 외에도 서민 중심의 고유가 대책에 이어 가계에 부담이 되는 통신비 인하, 중소기업 지원대책 등 정부의 다각적인 민생.경제안정화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비록 `재협상'이 아닌 `추가 협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소통과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근원 기자 opp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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