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13만1757가구로 올해 들어서만 약 2만가구 늘었다.
이는 12년만에 최대치로 최근 10년간 평균 미분양 주택수인 6만9000가구의 1.9배에 달한다. 외환위기 당시 10만3000여가구 수준도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주택업체의 미신고 물량을 감안하면 25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전체 물량의 15.1%인 2만여가구에 달한다. 준공후 미분양 주택 대부분은 지방(1만8915호)에 집중돼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만3000여가구로 전체의 17.5%를 차지하고 있고 지방이 10만9000여가구(82.5%)로 미분양 물량 대부분을 안고 있다.
규모별로는 전용면적 85㎡초과 비중이 약 53%로 소형보다는 중대형 주택에 미분양이 집중됐으며 이 추세는 더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미분양 주택이 급격히 늘어난 요인으로 정부는 공급 과잉과 주변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를 1차적으로 꼽는다. 특히 높은 주택보급률과 인구유출 등으로 수요가 줄어든 지방에서 최근 수도권보다 많은 분양물량이 쏟아진 것이 지방의 미분양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밀어내기식 공급물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도 수요 이상의 주택이 공급된 원인이다.
지역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업은 그간 미분양 적체로 지역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최근 지방 건축착공면적, 허가면적, 수주액, 고용사정 등이 악화되는 등 지방 건설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주택업체들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미분양 적체는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올 2월말 현재 국내 부동산 대출잔액은 89조3000억원에 달한다. PF가 73조원이고 이 대출을 기초로 유동화된 자금이 16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6월 69조9000억원(PF 47조9000억원, 유동화 22조원)보다 20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대형 건설업체들은 그나마 해외수주 급증, 토목수주 회복 등으로 부도위험이 낮은 반면 사업다각화가 돼 있지 않은 중견이하 주택전문 업체들은 낮은 분양 계약률, 중도금 연체 등 악재가 겹쳐 부도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부도 건설업체수는 일반 건설업체 45곳, 전문 건설업체 99곳 등 모두 144곳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늘어난 것이다. 특히 하도급업체들인 전문건설업체 부도가 74% 증가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500위 이내 업체 중 부도업체는 2006년 5개에서 지난해 8개로 늘었고 올해는 5월까지만 벌써 6개에 달한다. 신구건설, 해중건설 등 100~200위권 중견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부도를 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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