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30년간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큰 파괴력을 보인 쓰촨대지진 발생후 한 달이 지났다. 지진 피해로 인한 슬픔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과연 이번 지진으로 누가 재미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 달 12일 쓰촨성에서 발생한 진도 8.0 리히터 규모의 대지진으로 약 9만 명이 죽거나 실종됐고 500여만 명이 집을 잃었다.
쉽게 가시지 않을 슬픔 | ||
쓰촨 대지진으로 아이를 잃은 아버지가 폐허가 된 학교에서 아이 사진을 안고 슬퍼하고 있다. / 연합 |
중국 최대 대형트럭 생산업체인 시노트럭(Sinotruk)의 마춘지(馬純濟) 이사장은 쓰촨대지진이 회사에 가져올 영향에 대해 "지진 자체는 슬픈 일이지만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쓰촨성 재건 사업 규모는 780억달러(약 81조 3540억원)로 알려졌으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재건 사업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해지역이 대부분 산이 많은 변두리 지역이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쓰촨성이 개발된 연안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중국의 총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 이하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재건 사업이 피해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중국 경제 전반에 걸친 인프라 시설의 업그레이드 과정까지 포함하게 될 수도 있음을 투자자들이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병원, 도로, 전력상황, 통신 등을 포함한 재건 사업 청사진의 밑그림을 끝냈다.
도이치뱅크의 준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년간에 걸친 재건사업에 약 5390억 위안(약 81조4370억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금액은 1995년 일본 코베 대지진 후 재건 사업에 쓰인 16조 3000억엔(약 157조원)의 근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이 재건사업 지출에 좀 더 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로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도날드 스트라스자임 부회장은 "재건 사업에 대한 지출이 일본 규모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트라스자임 부회장은 "많은 국가들의 지도층은 낡은 방식을 사용한 재건만 하기 보다 성장을 위한 업그레이드와 건설에 힘쓸 것"이라며 쓰촨성 지방 정부와 베이징의 중앙정부가 탁월한 사고방식을 갖추었을 것이라는 확신을 내보였다.
지진 발생후 중국 최대 시멘트 생산업체 안후이하이뤄(安徽海螺)와 마안산(馬鞍山) 철강 등 원자재 업체, 중국 교통건설회사와 같은 인프라 시설업체뿐만 아니라 전기통신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충분한 전력공급 필요 | ||
석탄공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지진 재건사업과 올림픽을 위한 충분한 전력공급이 필요하다. /AP 연합 |
무선 장비 벤더회사인 콤바(Comba) 텔레콤의 폭퉁링 회장은 "전통적 통신 시스템이 지진으로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에 총체적인 통신 시스템을 다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공업정보화부 씨궈화(奚國華) 부부장은 중국이 광학케이블을 사용한 무선 통신 시스템 구축과 디지털 마이크로파 또는 위성 통신의 확충으로 '하늘과 땅의 결합' 작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회사들의 수요는 이미 늘기 시작했다. 시노트럭은 정부로부터 1000대 이상의 트럭 주문을 받았고 안후이하이뤄는 쓰촨지역내 세 개 공장에서 2010년까지 1년에 1200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지진 발생 이전 수준만큼 기업이 실속을 차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재건 사업 지출 비용이 회사들에게 이익을 남기게 할만큼 충분한 금액이 아니라며 지진 피해지역의 물가가 통제되고 있고 재건 노력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만큼 이익도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IHT는 재건 사업이 판매를 촉진시킬수 있겠지만 수입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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