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폐업 주유소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에는 1만2248개의 주유소가 영업 중이며, 올 들어 휴업 256개, 폐업 47개 주유소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GS칼텍스 주유소.<기사 내용과 연관 없음> |
국제 석유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국내 정유사들은 수천억대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는 반면, 국내 주유소의 경우 휴·폐업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16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국내에는 모두 1만2248개의 주유소가 영업 중이며, 이중 대기업 직영주유소는 2257곳, 나머지 9991곳이 자영업체이다.
협회측은 올 들어 국내 주유소 가운데 지난 4월까지 휴업 256개, 폐업 47개 업체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휴업 235곳, 폐업 24곳, 2월 휴업 235곳, 폐업 31곳, 4월 휴업 250곳, 폐업 43곳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협회는 전했다.
그러나 휴·폐업 업체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는 서울, 대구, 대전, 광주, 경기도 등 전국 6개 주요 시·도 주유소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작년 하반기 457곳의 주유소가 사업자 변경 신청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준으로 할때 지방 중소도시까지 포함하면 전국에 1000여 곳이 넘는 주유소가 사업자 변경 신청 등을 추진하고 있어, 휴·폐업 주유소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협회는 예상했다.
반면,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국내 정유사들은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계 리더인 SK에너지의 경우 지난 1·4분기 총매출은 9조4492억원으로 작년 동기(6조740억원) 대비 55.6% 증가했다.
이 기간 GS칼텍스의 총매출은 54.9%(4조5631억원→7조682억원), 현대 오일뱅크는 63.5%(1조9982억원→3조268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올 1분기 이들 업체의 영업은 모두 4767억원으로 작년 동기 7415억원보다 35.7% 하락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것이다.
휴·폐업 주유소 증가는 주유소간 가격경쟁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유소들은 판매가격을 주유소 내에 게시해야 하고, 또 인터넷상에도 공시해야 한다. 이로 인해 운전자들은 최근 고유가로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이들 주유소들은 휘발유·경유 등의 석유 공급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인근주유소와의 경쟁 때문에 인상폭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에는 매주 석유 공급가격이 올라가 소비자들의 가격 탄력성이 높아진 만큼 주유소들의 소비자가 인상에 제약이 많은 실정”이라며 “아울러 기름 값 인상으로 석유 소비가 급감할 조짐마저 있어 주유 업계의 위기감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정상필 한국주유소협회 기획팀장은 “휴·폐업하는 주유소는 대부분은 자영업체”라며 “폐업 보다는 오히려 사업자 변경 등으로 휴업 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휴업은 경쟁력 없는 주유소가 새롭게 경쟁력을 갖춘 주유소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주유 업계 전체적으로 불황”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주유소 휴·폐업 추이(누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