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고연비·소형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연비가 낮은 대형차종의 수요가 많아지고 환경보호·에너지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는 차종은 냉대 속에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는 저배기량 차종의 생산 및 사용을 격려하기 위한 소비세 축소 등 일련의 정책들을 취해왔지만 이같은 정책적 효과는 미비하다고 신화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자동차 공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1300cc 이하의 승용차 판매는 총 판매량의 2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점유율이 5.7%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배기량 1000cc 이하 승용차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4%가 감소했고 시장점유율은 6%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올들어 5월까지 저연비·대형차종인 중국 국산 SUV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39.72% 판매가 늘어났고 수입 SUV의 판매는 국내차를 앞지르는 맹렬한 성장세를 보였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루쯔창(魯志强) 부주임은 소비자들의 소형차 냉대 현상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소형차 성장을 격려하는 관련 정책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비 효율의 기준과 법규, 세금, 주차비, 톨게이트비 등 저배기량 차종에 대한 혜택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형차를 경시하는 등의 국가의 절약형 사회건설 방향을 거스르는 사회 풍조도 저배기량 차종의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팽배한 에너지 위기 속에 저배기량 차종의 발전은 역사적인 기회를 제공받은 것일 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문제가 나날이 그 심각성을 더해가는 가운데 그 발전 동력을 확보한 것이라며 소형차 부문이 갖는 시대적인 의미를 강조했다.
또 신화통신은 중국이 신흥 자동차 소비 대국이지만 1인 평균 에너지 사용량은 풍부한 편이 되지 못한다면서 저배기량 차종을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정부에게 있어도 국가적인 의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모델별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역시 불가피하다고 권고한다.
중국에서 저배기량 차종을 중점 생산하는 장씨창허(江西昌河) 자동차 회사의 리야오(李耀) 이사장은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비교적 빠른 증가 속도를 유지해왔으며 중국 자동차 보유량이 이미 6000만 대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배기량 차종의 시장 전망이 밝고 잠재력 역시 거대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공업경제 연구소 짜오잉(趙英구)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 부족한 것은 소형차가 아닌 품질이라고 지적했다. 안전과 쾌적함, 개성과 함께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을 갖춘 소형차만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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