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섬머랠리는 커녕 내년에도 별다른 기대는 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용위기 여파속에 지난 1월부터 등락을 거듭한 미증시의 주요지수가 2분기 들어 연초 대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전망 역시 낙관적이 못하다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증시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주가 가치가 '적정 수준'이며 결코 싼 수준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반기 미증시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 가치가 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다면서 내년에도 랠리를 예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말까지 올라봐야 최대 10%=상당수의 애널리스트는 연말 S&P500지수가 1400~1500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S&P500이 136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연말 상승세로 마감하더라도 상승폭은 최소 3%에서 많아도 10%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최근 1년간 S&P500지수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두댁 리서치 그룹의 게일 두댁 설립자는 "현재 증시는 적정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주가와 순이익은 물론 인플레 기대치를 감안하면 당분간 증시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고 WSJ는 설명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해 12개월 동안 올린 이익에 비해 16.8배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950년 이후 인플레가 평균 2~4%를 기록할 경우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7.4를 기록했다. 인플레가 4~6%로 높아지면 기업들의 PER는 14.7로 낮아진다. 최근 물가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제대로 평가를 못받는 환경이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율 4.2% 상승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주가 상승 역시 제한될 수 밖에 없다.
◆S&P500 실적 전망 '불안'...내년 1300선 머물 것=투자기관 스트레트가스 리서치 파트너의 제이슨 드세나 트레너트 최고 투자전략가는 "올해 S&P500 기업들의 순익증가율이 8.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같은 전망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올해 주당 92달러의 순익을 기록한 기업들이 내년에는 주당 110달러의 순익을 올린다는 주장 역시 힘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트레너트 전략가는 "많은 사람들이 금융업종을 중심으로 순익 전망을 조정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나 역시 회의적이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신용위기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금융업종과 함께 고유가로 인해 원유를 비롯해 원자재를 주로 사용하는 제조업의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트레너트 전략가는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기업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S&P500지수는 올해 1480선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1300선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빗 코스틴 투자전략가 역시 증시 회의론에 동참했다. 그는 "배당평가모형을 감안할 때 S&P500 지수의 적정 수준은 1390"이라과 밝혔다.
배당평가모형이란 주식의 내재가치(이론적 주가)를 미래 주당배당을 적절한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로 할인한 현재가치를 말한다.
코스틴 전략가는 "상품가격의 고공행진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3분기에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실적 전망이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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