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생타이어 판매에 손을 댄 한국타이어에 이어 오는 하반기부터는 금호타이어도 재생타이어 판매에 착수할 예정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쟁력이 강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양육강식 법칙이 인정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당연하다. 하지만 거시경제 측면에서 이는 국내 경제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사실을 이들 기업들이 알았으면 한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재생타이어 업체는 가내수공업 정도의 생계형이다. 이들은 영세한 자금력으로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재생타이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막대한 유통 구조망과 자금력을 가진 이들 두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주문 생산한 재생타이어를 판매한다면 영세 재생타이어 생산, 판매 업체 도산은 시간 문제다.
이들 영세 업체들이 파산한다면 소비 위축은 물론 금융 거래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상황까지 벌어진게 된다.
한국·.금호타이어가 자사 제품의 수출경쟁력 확보와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재생타이어업에 진출한다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또 최근 글로벌 타이어 업계 화두가 친환경이고 보면 이들 두 기업의 재생타이어 업 진출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들 두 기업에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이들 기업은 신품 타이어 생산 및 판매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 수출경쟁력과 고객서비스를 제고하고 싶다면 타이어에 대한 연구 개발을 강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면 된다.
국내 재생타이어 업체는 많을 때는 60여개가 있었으나, 현재 50개업체만이 생산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안으로 5곳이 추가로 폐업할 예정이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재생타이어 업체중 리더업체인 동아타이어도 내수 부진으로 수출로 돌아선지 오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대기업의 시장 참여를 제한했던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가 지난 2006년 말로 폐지된 이후 고유업종으로 지정됐다 풀린 17개 업종에서 부도로 문을 닫은 중소기업은 작년 8월 현재 97개로 집계됐다. 반면, 이 업종에 진입한 대기업 수는 7개사에, 시장점유율은 폐지 전 15.8%에서 20.0%로 4.2%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금호·한국타이어의 재생타이어 진출은 신품타이어 보다 생산단가는 서너배 저렴하지만 이익은 신품 타이어 보다 서너배 더 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인상이 짙다.
우성타이어가 넥센타이어로 회사 명칭을 변경하면서 재생타이어 업을 포기한데는 신품 타이어 생산, 판매로만 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점을 금호·한국타이어가 새삼 되새겨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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