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TF만들고 교차 판매전용상품 개발 돌입
'중소형사 유리'전망..부작용 우려도
'교차판매' 시행을 앞두고 교차 판매 전용상품을 개발하는 등 보험사간 영업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8월30일부터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가 손해보험 상품을, 반대로 손해보험사 설계사가 생명보험 상품을 팔 수 있는 교차판매가 시행된다.
지금은 '1사 전속제'로 설계사가 소속 회사 상품만 팔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한 설계사를 통해 업종 구분없이 필요한 보험상품을 '원스톱'으로 가입할 수 있다.
예컨대 종신보험을 팔았던 설계사를 통해 자동차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보험사들은 이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설계사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준비에 나섰다. 생보 설계사가 손보 상품을 팔려면 자격증을 따야하는 데다 개별 상품에 대해서도 교육을 받아야 하는 탓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교차설계사의 손보 판매자격 취득과 16시간의 의무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 인프라를 구축 중"이라며 "다음달부터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교육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이버 과정과 집합 과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신한생명, 흥국생명, 금호생명, PCA생명, 미래에셋생명, 메리츠화재, 흥국쌍용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등도 모두 TF를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
일부 회사들의 경우 교차판매 전용 상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교차판매 모범 규준에서 원(原)설계사와 교차설계사 간 모집 수수료를 차등화하지 못하도록 해 교차판매 전용 상품이라 해도 설계사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는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교차판매'제도가 대형 보험사보다는 중소형사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직이 작은 중소형사는 설계사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물론 대형사도 판매 조직이 늘어나는 셈이지만 오히려 기본 설계사들이 자사 상품 판매에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손보사간 내부에서도 교차판매를 크게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특히 생보업계 쪽의 불만이 다소 강하다. 이는 손보사 상품에 크게 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데다 앞으로 보험사의 신 성장동력인 노후시장을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또 보험사 수와 설계사 숫자를 기준으로 따지면 생보사 쪽이 더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생보사 22곳은 손보 설계사 7만명을 놓고 경쟁해야 하지만 손보사 10곳은 생보 설계사 14만명 가운데 고를 수 있다.
지금도 복잡한 상품 구조 때문에 '가입 과정에서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불완전 판매 민원이 많은데 이와 같은 사례가 더 증가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보험사 간 경쟁 심화로 사업비가 늘어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 도 있다. 판매를 늘리려면 비용 요소인 설계사 수당을 늘릴 수 밖에 없어 소비자 이익과는 상반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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