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섬유 제품이 가격 경쟁력 약화로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고사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코트라가 작성한 '세계섬유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중국에 대한 섬유 수입 규제가 풀린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저임금 국가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은 매년 급속도록 주요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코트라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국 섬유 제품이 가격 경쟁력 약화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전환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 해외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해 저가 봉제제품 대신 고기능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섬유 수입국인 미국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심각할 정도로 흔들리고 있다.
한국의 미국 섬유 시장 점유율은 2004년에 4%로 세계 5위를 차지한 이래 해마다 하락세를 보이더니 2005년에는 2%로 14위, 지난해에는 1.4%로 19위까지 밀려났다. 한국의 지난해 미국 섬유 수출액은 13억2450만 달러로 2006년의 16억6580만 달러에 비해 20.5%나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지난해 미국 섬유 수출이 323억2040만 달러에 시장 점유율 33.5%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멕시코가 56억2550만 달러, 인도가 51억400만 달러, 베트남이 45억579만 달러, 인도네시아가 42억610만 달러로 5위권에 포진했다.
이 같은 한국 섬유의 하락세는 미국에 이은 제2의 섬유 수입 시장인 EU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 섬유 및 의류의 EU 수출은 9억9800만 유로로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이 1% 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2006년 10억3700만 달러에서 줄어든 액수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240억1900만 유로에 무려 35%의 시장 점유율로 유럽 시장을 평정했다.
코트라측은 "저임금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 섬유업계가 중국 진출 비중을 높았으나 최근에는 중국의 임금이 다른 아시아에 비해 높은 수준을 형성해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면서 "단순 가공보다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고 미국과 EU 시장만 바라보기보다는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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