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연평균 200달러까지 치솟으면 국내 산업계 전체적의 원가 부담이 평균 14.6% 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할 경우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소비재 가격의 급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7일 내놓은 ‘2008 하반기 국제유가 전망’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유가가 2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어 200달러 시대가 미치는 파급을 분석할 필요성이 대두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 자료집에 따르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200달러로 오르면 제조업 원가가 18.9%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원유를 원․부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석유화학이 65.12%로 원가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1차금속은 5.97%, 전기전자는 3.28%(반도체 2.70%), 수송장비는 5.78%(자동차 5.97%)씩 원가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밖에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금융보험이 1.73%, 광산품이 1.54%, 도소매가 4.43%, 음식숙박이 7.51%로 원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겠지만 운수보관은 26.78%나 원가가 늘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거시 경제 측면에서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수출증가율이 떨어지는 반면 수입증가율은 크게 높아지면서 경상수지가 약 210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두바이유 가격은 99.08달러로 상반기의 102.01달러에 비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이는 국제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고유가의 주범으로 꼽히는 투기수요가 미국의 금리인하가 마무리되는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다만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불거지는 등 돌발요인이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삼성경제 연구소 관계자는 “계속된 유가 상승으로 원가 및 소비재 가격의 급상승은 불보듯 뻔하다”며 “특히 석유화학 산업은 올 들어 경기사이클이 하강기로 접어든 것으로 보여 가격 전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유류비가 원가의 35%를 차지하는 항공운수업도 수익성 악화가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원재 기자 wjsty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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