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정책금리 인하를 포기했지만 그 여파로 대출금리가 뛰면서 서민들은 고물가와 함께 이자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9%에 육박하는 등 최근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6일 현재 연 7.43~8.93%로 지난주에 비해 0.42%포인트 급증했다. 전월 대비로는 무려 0.88%포인트나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지난주보다 0.24%포인트 오른 8.03~8.73%로 고시했다. 최저 금리가 8%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국민은행의 이번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16~8.66%로 지난주 대비 0.26%포인트 상승했으며 지난달 초에 비해서는 0.93% 급증했다.
외환은행은 7.39~7.89%로 일주일새 0.26%포인트 올랐으며 신한은행과 기업은행도 7.35~8.75%와 6.81~8.27%로 지난주 대비 각각 0.25%포인트와 0.21%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가 들썩이고 있는 것은 시장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5.00%로 동결했다. 지난 9월 이후 10개월째 제자리 걸음 중이다. 정부도 폭등하는 물가를 잡는데 주력키로 한 만큼 당분간 정책금리 인하를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는 등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일각에서는 정책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AAA급 은행채 3년물 금리는 지난 4월 말 5.47%에서 이달 들어 6.40%까지 치솟았다.
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연간 이자 부담이 100만원 가량 증가하게 된다.
시중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안정세에서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어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물가에 신음하고 있는 서민들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늘어난 이자까지 감당하게 됐다"며 "대출 연체율이 증가할 수 있어 은행권의 건전성 악화는 물론 가계 파탄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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