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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에 부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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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6-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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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부동산 지표 악화 연준 신뢰 & 고용시장 안정 평가도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악몽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신용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개되는 주요 지표들이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기침체는 물론 스태그플레이션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신용위기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은 17년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제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소비심리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물가는 올들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저성장·고물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전문가들은 상품가격의 고공행진과 함께 저성장·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의 에단 해리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상품시장이 인플레와 저성장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경제는 물론 금융시장에 악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 흐름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에도 상당한 압박이 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연준이 중앙은행의 본분인 물가 억제에 치중하자니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경기를 부양하자니 치솟는 물가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윌리엄 풀 전 세인트루이스준비은행 총재는 "조만간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 에너지시장의 움직임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단 다음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8월 또는 9월 금리를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핵심 부동산지표인 신규주택착공 건수는 지난 1991년 이후 17년래 최저치로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5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97만5000채를 기록해 전월의 100만8000채(수정치) 보다 3.3% 감소했다. 주택건설의 선행지표인 착공허가건수도 전월대비 1.3% 감소한 96만9000채에 그쳤다.

마리아 피오리니 라미레즈의 조슈아 샤피로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의 둔화는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택 재고는 여전히 높고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지표 악화는 업종 대표기업들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뉴저지 최대 주택업체인 호바니안 엔터프라이즈는 7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고 미국 최대 고급주택업체인 톨 브라더스 역시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미국 산업활동을 평가할 수 있는 산업생산 역시 예상밖으로 위축됐다. 연준은 5월 산업생산이 0.2% 감소했으며 연기준으로 0.1% 줄었다고 덧붙였다. 연기준으로 산업생산이 줄어든 것은 2003년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PPI 1.4% 급등...고용시장 안정 평가도=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큰 폭 상승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물가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 노동부는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4%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의 0.2%는 물론 월가가 예상한 0.9%를 크게 웃돈 것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PPI 급등을 주도하면서 각각 4.9%와 0.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PPI가 상승했다는 것은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급등 역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PPI는 지난 일년동안 7.2% 상승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0.2% 올랐다. 근원 PPI는 연기준으로 3% 상승했다.

한편 아직까지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평가는 섣부르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의 닐 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산업생산이 감소한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이라면서 "물가 급등 소식까지 겹쳐 인플레 압력 역시 높아졌지만 인플레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70년대 겪었던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중앙은행을 갖고 있으며 고용시장도 비교적 견고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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