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분위기에 편승해 가격을 대폭 올렸을 가능성이 높은 품목들로는 우선 외식과 개인서비스부문이 꼽힌다.
물론 개별 품목마다 원가 상승분을 파악하기 어렵고 모든 품목이 결국에는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에 편승했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들 부문이 상대적으로 수입물가 및 환율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짙다는 분석이다.
올 1~5월중 외식 부문의 평균 가격상승률은 3.6%였는데 몇몇 품목들은 평균에 비해 3~4배나 높게 가격이 올랐다.
김밥 값은 작년 말에 비해 16.1%로 가장 많이 올랐고 자장면(12.3%), 피자(11.1%), 짬뽕(10.4%)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볶음밥(8.7%)과 칼국수(7.7%)도 상승폭이 컸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조리 비용이 높아지고 국제 곡물가의 상승도 원가에 부담을 줬을 수 있지만 몇몇 품목의 가격상승이 평균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점에서 편승 인상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임종룡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개별 품목의 원가를 분석해 특정 품목을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외식이나 수입제품 등에서 원가상승분보다 더 올리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가격 급등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개인서비스(외식 제외) 부문에서도 가격 인상의 이유를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품목들이 많다.
1~5월중 개인서비스부문의 평균 가격상승률(3.8%)과 비교하면 교육기관 납입금, 자동차 학원비 등의 상승률이 눈에 띈다.
납입금 중에서는 국공립대학원이 9.0%, 유치원이 8.4%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전문대학은 7.7%, 사립 대학교는 7.4% 올랐다. 자동차학원비도 올 들어 8.4% 올라 평균의 2배 가까운 상승률을 나타냈다. 보습학원비의 경우도 98년 외환위기 이후로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편 외식과 개인서비스 이외의 다른 부문에서도 편승 인상의 사례가 적지 않다.
출판 부문에서는 신문이 20.0% 올랐다. 기타 공업제품 중에서는 세탁비누 가격이 올 들어 무려 41.7% 폭등했고 연탄도 17.3%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실장은 "요즘처럼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요 압력에 따른 가격인상 요인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수입원자재와 무관한 개인서비스 부문 등에서 가격이 오른 것은 편승해서 인상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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