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로 그동안 힘을 기울이지 않았던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선택, 관련 시장참여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25일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삼성전자의 관련시장 진출은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다.
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이미 인텔, 퀄컴 등 글로벌 강자들이 포진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관련 시장 진출시 글로벌 업체와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된다.
권오현 사장은 이날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회가 되면 비메모리쪽 인수합병도 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세계적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트랜스칩을 인수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M&A(인수합병)는 13년여간 금과옥조처럼 지켜온 ‘독자성장’ 원칙을 깬 사건이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스마트카드용 칩 분야에서 세계시장 1위에 올랐으며 디스플레이 구동칩, CMOS 이미지 센서(CIS), 모바일 CPU, 칩카드 IC, 미디어 플레이어 SOC 등을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 5대 일류화 제품군으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에만 7조원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권 사장 역시 이날 올해 반초체 투자계획과 관련, “우리는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 사장은 하반기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최근 D램 가격이 조금 오르고 있지만 워낙 많이 떨어졌고, 낸드플래시는 여전히 가격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물량공세로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공급 초과로 D램 가격이 폭락하면서 수지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공략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비메모리 반도체는 D램 가격 등락이 심한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가격 변화가 적은 편이고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장기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시장 강화가 절실하다.
그는 또 D램 반도체 대규모 불량설에 대해선 “루머는 루머일뿐,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삼성전자 2분기 실적과 관련 “1분기보다는 나아지겠지만 눈에 띄게 개선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권 사장은 이날 반도체협회 총회에서 황창규 전 협회장에 이어 협회장으로 선임됐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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