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수입쇠고기 파동으로 고기 전문점 프랜차이즈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수입쇠고기 전문점은 물론 한우 전문점까지도 매출이 50% 이하로 급락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고기집 프랜차이즈들 ‘상호’가 매출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물류만 유통하고 있는 (주)돈&돈 이시권 물류 팀장에 따르면 작은 평수에서부터 100평이 넘는 대형 고기 전문점에 이르기까지고기 주문량의 하락폭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문량 하락폭이 큰 업소는 50평 이상의 대형매장과 상호에 ‘소’자와 ‘우’자가 들어간 업소의 경우가 많다는 것.
반면 상호에 '우' 나 '소'란 글자가 안 들어간 매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매출하락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기집의 경우 실제로 파는 고기의 종류보다도 오히려 매장의 상호에 따라 매출 하락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쇠고기 전문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광우병 파동 전보다 매출이 50% 이하로 급락해 전국에 걸친 가맹 점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우OO 서울 구로지점 김형철(가명) 사장은 “소를 가리키는 ‘우’자가 상호에 들어가 있어 손님들이 찾는 빈도수가 현저히 줄고 있다”며 “문 앞에 ‘호주산’이라고 적어놓아도 소용이 없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작년 7월 오픈하여 하루매출 200만원 이상 오르는 초우량 매장이었는데 미국산 수입쇠고기 파동이후 하루 매출 50만원 이하로 급감했다”며 “직원들도 반으로 줄이고 경비를 최소화 하고 있지만 이미 매장은 운영하기 힘들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 됐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최근 민감하게 반응하는 쇠고기 전문점이 아닌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것을 생각 중이다.
반면 O삼겹살 프랜차이즈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쇠고기를 찾던 수요가 돼지고기에 몰리면서 값이 자연스레 올라가고 손님도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O삼겹살 서인숙(가명) 서울 불광동 사장은 “지금은 광우병 파동 때문에 그나마 없던 손님이 많이 늘은 편”이라며 “하지만 돼지고기도 쇠고기처럼 언제 사회적 이슈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불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서 씨는 “소비자들이 ‘먹을거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특정고기를 상호에 넣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고기 전문점의 경우 특정고기의 메뉴를 강조하기 위해 소OO, 우OO, 돈OO, 돼OO 등 판매음식을 그대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쇠고기, 돼지고기 등 특정 고기가 들어가는 상호명은 유행병 발병 시 고객들의 냉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 고기 전문점들이 한 가지 단일 품목만을 강조하지 않는 상호명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짬장정육상회 프랜차이즈와 같이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판매하면서 상호명에는 특정고기를 부각시키지 않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짬장정육상회 최재현 본부장은 “전국가맹점의 평균매출이 쇠고기 파동이후에도 매출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다”며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함께 판매해 판매비율만 변했을 뿐 매출은 오히려 올랐다"고 밝혔다.
짬장정육상회는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 판매량이 늘어 오히려 매출 신장을 하게 된 셈이다.
창업 컨설팅 업체 한국창업경제연구소 장정용 대표는 “고기 전문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이번 광우병 파동으로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며 “많은 쇠고기 전문점들이 돼지고기를 끼워 넣기 식으로 메뉴를 추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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