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2006년 ‘의약품 약효비교시험 조작조사’ 당시 자료 부족으로 조작 여부를 입증할 수 없었던 576개 복제약 명단을 공개, 파문이 일고 있다.
공개된 복제약 명단 중 상당수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재확인 과정에서 조작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제약회사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의사 vs 약사’ 간 힘겨루기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 돼 버린 쪽은 제약사들이라는 얘기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8일 2006년 생물학적동등성(생동성)시험 조작 의혹이 있었으나 당시 자료 부족으로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던 복제약 576개와 이에 대한 각 제약사의 소명 내용을 공개했다.
생동성시험이란 복제 의약품이 오리지널 신약과 인체에서 동등하게 흡수, 분해, 배출되는지를 알아보는 시험이다.
의협이 공개한 복제약은 2006년 생동성시험 조작 파문 당시 생동성을 입증할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던 제품들이다.
의협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자료미확보 및 검토불가 품목’은 93개사 103개 성분이다. 한미약품이 3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풍제약 21품목, 참제약 대원제약 각 18품목, 종근당 17품목 등의 순이다.
의협의 명단 공개 파문에 대해 의협 김주경 대변인은 “최적의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알권리가 있다”며 “치료하는 의사와환자 사이에는 처방 약에 대한 신뢰감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8개월 전 식약청에서 이 문제에 대해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시간만 가고 있는 게 더 문제”라며 “불안감이 더 조성되기 전에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이 공개한 리스트에서 가장 많은 제품 명단을 가진 한미약품 측은 “처방전을 가진 쪽이 강자인데 드러내놓고 공격하기는 곤란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제약업계는 아직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약품 선택권이 약사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행위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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