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계열 약세 지속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가운데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로 인수합병(M&A)을 완료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대기업에 부정적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에서 신용위험 우려가 커지면서 타인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해 M&A를 성사시킨 대기업을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어서다.
4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상장사 가운데 금호타이어(1.69%)를 제외한 금호석유(-3.55%) 아시아나항공(-1.31%) 금호산업(-1.11%) 대우건설(-0.81%) 대한통운(-0.80%)이 지난 주말에 이어 약세를 지속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말 유동성 위기설을 불식하기 위해 4조5000억원 규모 자금 확보안을 내놨지만 실행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전문가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공격적으로 외형을 키웠던 기업에 대한 시장 인식이 신용위기 속에서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레버리지(타인자본 의존)를 이용해 외형을 키운 중견 그룹 대부분이 2003년 3월 이후 상승장에서 상당한 초과 수익을 거뒀지만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지난해 4분기부터 약세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금호그룹주는 연초부터 이달 1일까지 44.1% 급락했고 STX(-38.8%) 한화(-38.2%) 두산(-20.1%)그룹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0%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 모두 초과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한국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이들 그룹은 대우그룹에 비교될 정도로 고부채 구조는 아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커진 레버리지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도 "예민해진 투자심리로 인해 주가 할인율이 당분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지나친 재무 레버리지를 보유한 종목과 업종은 당분간 관망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금융당국도 M&A시 과도한 풋백옵션에 대한 규제 검토를 시사하면서 대기업의 무리한 외형 확장에 제동을 걸었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문제를 계기로 최근 기업이 풋백옵션을 통해 M&A 자금을 조달하는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풋백옵션을 남발하면 시장 상황이 악화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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