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금융권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할 전망이다. 세계적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금융권이 매년 15~20%의 성장세를 보였던 까닭이다.
KOTRA(코트라)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슬람 금융권은 앞서 언급한 성장세는 물론 2007년 말 기준 총 금융자산이 7,000~7,5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이슬람 금융 조달, 이슬람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자금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슬람 금융을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현지 주택건설사업자와 이슬람 은행이 합작 투자해 페낭(Penang)에 고급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도 국가 인프라 구축에 이슬람 금융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기업 중에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기업인 PT indosat Tbk사가 수쿠크(Sukuk, 이슬람채권)를 발행해 약 1,926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국내 건설, 플랜트(설비기계), 중공업 기업들이 동남아의 이슬람 문화권 진출 시 수쿠크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매우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코트라는 “이슬람 금융기관들이 한국 업체들의 높은 기술수준에 대해 긍정적이고 기업들의 수요도 높아 동남아시아 진출 한국기업들의 경우 수쿠크 발행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자원개발 분야와 정보기술(IT)·바이오(BT) 등의 벤처기업도 중장기적으로 이슬람 금융 이용이 가능한 분야로 바라봤다. 이슬람 금융기관들은 5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선호하고 담보 보다는 기업의 장래성과 사회공헌도를 중요시하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
자금여력이 부족한 관련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는 대목이다.
코트라 이한철 아시아대양주지역본부장은 “우리기업들은 이슬람금융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이를 장기적인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며 “동남아시아지역의 투자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향후 정부의 정책적인 이슬람 금융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슬람율법(샤리아)에 따라 운영되는 수쿠크는 율법상 이자를 얻을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채권이다. 수쿠크는 이자 대신, 투자한 사업 수익을 배분받는 독특한 수익창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때 율법에서 금지하는 도박, 술, 돼지고기, 무기, 영화, 담배 등을 취급하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슬람 금융은 미국 및 유럽 금융기관보다 약 1.5% 포인트 가량 금리가 낮고(신용등급 AAA기업), 담보설정이 필요 없어 초기조달 비용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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