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만 해도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전세계에 인플레이션 먹구름을 드리웠던 상품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글로벌 상품시장의 조정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상품시장의 조정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114달러선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기록한 고점인 147달러에 비해 30달러 이상 하락한 것이다.
금값 역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선물은 온스당 36.50달러 하락한 828.3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2월 이후 최저치다.
은 가격은 온스당 4.6% 급락해 14.62달러를 기록했고 백금 가격은 온스당 24.10달러 내린 1535.5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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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금선물 가격이 한달간 20% 이상 하락하면서 상품시장 조정론이 힘을 얻고 있다> |
구리와 팔라듐 가격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이날 아멕스 골드 버그 인덱스는 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원유와 금 등 주요 상품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트코 불리온 딜러의 조 낸들러 선임 애널리스트는 "금의 하락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지난주 6% 가까운 낙폭을 기록한 이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금값이 온스당 85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지지선을 내주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골드 앤 실버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오브린 이사는 "단기적으로 유가와 금 등 상품 시장의 약세는 불가피"하다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증시가 오르면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머지 않아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대로 하락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 인덱스는 현재 76.2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주 75.82에서 상승한 것이다. 한달전만 하더라도 달러 인덱스는 71에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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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달러 인덱스 추이 <출처: 마켓워치> |
위즈덤 파이낸셜의 자카리 옥스먼 선임 트레이더는 "달러 강세와 유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대규모의 상품시장 청산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금값은 79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상품시장 강세론자들은 미국 경제의 전망이 불안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가 부진할 수록 금과 같은 상품의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블란차드의 데이빗 빔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과 투자자들의 수요로 인해 금값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면서 "지난달 금값이 20% 가까이 하락한 것은 과매도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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