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이 국내 항공 및 여행업계에 특수가 아니라, 오히려 악재로 작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항공 및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달 8∼24일까지 개최되는 제29회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우리나라의 중국행(아웃바운드) 여행객 수가 전년동기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12일부터 26일까지 대한항공의 중국행 주요노선의 예약율은 예년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실적이 전년보다 9%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중국행 주요 노선별 예약율은 베이징(北京) 59%, 상하이(上海) 57%를 각각 기록, 두 노선 모두 전년대비 13% 떨어졌다.
천진(天津) 예약율도 51% 수준에 그쳐 전년보다 12% 낮아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주요노선의 예약율이 말해주듯 당초 기대했던 올림픽 특수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여행객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리는 날자의 퍼스트 및 비즈니스클래스 등 하이클래스 좌석만 예약이 완료됐고, 일반좌석은 아직 많이 남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중국행 탑승률이 대한항공보다 높았던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도 이 기간동안 좌석 예약률이 전년보다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중국노선별 예약률은 베이징(北京)이 69%, 상하이(上海) 58%, 대련(大連) 67% 정도에 그쳐, 8월 한달간 전체적인 중국행 항공좌석 예약율은 전년(71%)대비 6%P 떨어진 65%에 그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좌석 예약률이 전년보다 떨어진 것은 중국 당국이 올림픽에 대비하여 비자발급을 강화했고, 중국내 현지의 차량 운행도 홀짝제로 운행을 묶여 있어 그룹 패키지 여행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들도 예년보다 여행객 수가 크게 줄어 울상이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올림픽으로 여행사들이 특수를 누리기는 커녕, 손님이 없어 오히려 이 기간에 휴가를 가야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전 세계 축제인 올림픽임에도 불구, 여행객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중국당국이 올림픽 보안을 위해 비자발급을 강화했을 뿐 아니라,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도입으로 여행경비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 현지의 랜드비(호텔 등 현지 체류비)가 예년보다 훨씬 높아진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지적이다.
이용진 모두투어 중국사업부 팀장은 “중국이 올림픽 보안을 위해 베이징 시내 지하철에서도 여행객들을 검문할 정도로 보안을 강화하여 여행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여행객들이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중국을 여행하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자발급에 있어서도 그동안 무난히 발급됐던 무한비자(중국에서 발급하여 한국에서 수령하는 비자로 2∼3일 소요), 급행비자(1박2일짜리 비자) 같은 특수비자들은 발급 자체가 중단됐고, 비자의 영문이름이 조금만 틀려도 입국이 거절되고 있다는 실정이다.
또 중국 현지의 호텔비 등 체류비가 평소보다 3∼4배 정도 비싸져 종전에는 70∼80만원 수준이었던 베이징(北京) 3박4일 상품이 최근에는 150∼160만원으로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팀장은 “그동안 중국 여행상품 가격은 중∙저가대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유류할증료나 현지 랜드비 상승으로 패키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라 소비자들이 중국 여행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패키지 여행객만 놓고보면 올림픽 기간동안 모집된 여행객 수는 작년보다 50% 정도 떨어졌다”며 “항공운임 및 중국 현지 호텔비 상승, 비자발급 기준 등의 강화로 베이징 올림픽이 여행업계에 오히려 악재가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재붕기자 pjb@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