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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아 사태속 미-러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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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8-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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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의 남오세티야 철수와 휴전 제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그루지야군 사이의 휴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러시아와 미국 간의 외교관계에도 적잖은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1일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완전히 정복해 파괴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이 야만적 침략자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러 그루지야 대사관 고위 관리도 “러시아군이 수도 트빌리시로 진군할 것 같다”면서 “러시아의 목표는 그루지야 정부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트빌리시에 군대를 보낼 계획이 없다며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함에 따라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11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그루지야와 즉각 휴전하고 군사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부시 대통령이 안보리에서 러시아가 반대하는 대(對)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미국이 이란의 핵폭탄 개발을 저지하고 중앙아시아의 대(對) 유럽 에너지 공급로를 확보하려는 목표가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의해 위협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에 병력을 대거 투입하고 있고 그루지야가 나토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은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책을 고려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미 외교협회(CFR)의 스티븐 세스타노비치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가 옛 소련 국가에 대해 처음으로 군사력을 과시한 이번 전쟁으로 인해 미국이 주요 정치적 문제에서 더이상 러시아의 묵인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을 하야시킨다면, 미국과의 관계는 “훨씬 나빠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10일 “러시아와 미국 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상황에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물론 미국이 최근 몇 년간 그루지야 문제에 깊숙이 관여해온 만큼 어떤 측면에서는 허점을 찔렸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비롯하여 주요 7개국(G7)의 외무장관들은 11일 원격 통화회의를 개최하고 양측의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한편 유럽연합(EU)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중재 노력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또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11일 러시아 군이 그루지야에서 철수하도록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국제사회가 다각적인 외교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그루지야가 12일까지 이라크 주둔군을 모두 철수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미국이 그루지야 군 1000명의 이라크 철수를 도운 것은 “러시아 군의 작전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군 당국은 그루지야군의 귀환이 ‘단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들의 귀환이 이라크 작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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