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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잃어버린 10년' 악몽 다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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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8-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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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분기 GDP 성장률 -2.4% 부동산시장 침체 위기 확산 7월 파산업체만 43개

일본의 '잃어버린 악몽'이 다시 시작되는 것일까. 1990년대 자산 거품 붕괴로 위기에 빠진 이후 회복을 모색했던 일본경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부동산기업의 파산이 급증하면서 자산거품 붕괴의 주범이었던 부동산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2.4% 감소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는 1분기 3.2% 성장에서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 2.3% 위축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GDP가 전분기 대비 0.6% 감소했다. 전분기에는 0.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의 수출 감소폭이 2001년 침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음식과 연료비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일본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평가다.

내각부에 따르면 2분기 수출은 2.3% 감소해 3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일본 경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전분기 대비 0.5% 줄었다.

리만브라더스의 시라이시 히로시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는 분명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민간 연구 기관인 타이코쿠 데이터 뱅크에 따르면 지난 7월에만 파산보호를 신청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43개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79% 증가한 것이다. 

   
 
<사진설명:일본 부동산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자산거품 붕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 시내 전경>

이같은 부동산기업들의 파산 사태는 자금줄이 막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세계적인 신용위기와 함께 부동산시장에 자금이 돌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 부동산업종의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동산 기업의 자금 조달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콘도미니엄 개발업체인 어번 코퍼레이션의 주가는 11일 하루 동안 30%가 넘게 폭락했다. 부동산 개발기업인 아드프로 역시 이날 주가는 15% 하락했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제퍼 역시 주가는 25% 빠졌으며 경쟁업체인 선 씨티의 주가도 10%가 넘게 급락했다.

   
 
최근 1년간 제퍼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부동산업종의 불안은 부동산투자신탁(리츠) 시장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J-리츠의 절반 이상이 장부가 이하로 하락한 상태다.

부문별로는 콘도미니엄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금융기관들이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데다 자본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특히 중소기업들과 함께 새로 출범한 리츠가 특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부동산 투자펀드인 MGPA의 사이먼 트리시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부동산시장의 위기는 자본시장의 위기 때문"이라면서 "공실률이 3~4% 정도로 낮은 수준이지만 투자자들은 일본 경제의 침체 여부를 판단할 때까지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레딧스위스의 모치즈키 마사히로 애널리스트는 "지난 6분기 동안 은행들은 부동산업종에 대한 대출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면서 "단기간에 은행 대출이 살아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그동안 미국발 신용위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있다는 평을 받은 일본의 신용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주택저당증권(MBS)의 신규 발행 및 거래 자체가 위축되면서 부동산업체들의 자금 마련 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

FT는 미국발 신용위기 여파로 일본의 MBS 시장이 무너지고 있고 진단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 II 협약으로 부동산펀드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금융권의 투자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는 평가다.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부동산시장의 부진은 훌륭한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트리시 CEO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일본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은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황금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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