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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리포트] 베트남 한인기업 노무관리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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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8-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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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치민 시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 남부지역에서 연쇄적으로 파업이 발생, 진출기업들의 노무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달 베트남 정부의 유가 인상 조치 발표 이후 호치민을 비롯한 동나이, 롱안 등 주요 공단 지역에서 잇따라 파업이 발생하는 등 기름 값 폭등이 파업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지 언론과 주요 공단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호치민 인근에서 발생한 파업 사례는 2일에 4건, 4일에 2건 등 이미 10여건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지난 2일, 호치민 시 12군에 위치한 한국계 K회사의 경우 1천200여명의 근로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근로자들은 주택 및 교통비 등을 포함해 월 25만동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며 회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월 12만동 인상 수준에서 노조와 합의했다.

   
 
베트남 호찌민 시내에 오토바이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동나이 성에 위치한 한국계 신발 제조업체 H사에서 대규모 파업이 발생해 1만4천 여 명의 근로자들이 조업을 중단했다. 노사는 월20만동 임금 인상에 합의했지만 합의 내용에 불만을 품은 일부 근로자들이 현장 복귀를 거부하는 바람에 회사 관계자들이 직접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호치민에서 시작한 파업은 인근 공단으로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사상 최악의 고물가에다 기름 값까지 폭등하자 근로자들은 각종 수당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직 파업의 여파가 미치지 않은 일부 공단의 경우 파업 사태가 번지기 전 미리 임금 협상을 진행하거나 주변 공단의 상황을 살피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호치민상공인연합회 빈증성투자협의회 제철우 총무는 “한쪽 공단에서 파업이 끝나면 인근 공단으로 파업이 옮겨가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빈증 공단 역시 조만간 파업의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돼 기업 별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연쇄 파업에 대해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파업은 불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막상 파업이 발생하더라도 관계 당국의 대처는 소극적이라는 것이 피해 기업 관계자들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파업 문제가 기업 개별 사안이 아닌 공단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각국의 협의체들이 모여 공동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실제로 동나이 지역의 경우 최근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투자 협의회들이 함께 모여 파업 대책을 논의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관계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호치민상공인연합회 동나이투자협의회 류재목 회장은 “관계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일부 근로자들의 부당한 수당 지급 요구를 불식시킬 만한 답을 얻었다”며 “특정 국가 기업에서 주로 발생하던 파업이 이제는 국가에 상관없이 확산됨에 따라 입주 기업 전체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경제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자본의 대 베트남 투자가 부동산에 집중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 : FDI 부동산 편중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최근 호치민 시에 외국계 백화점이 들어선 CT플라자가 문을 열였다


베트남 기획투자부(MPI)에 따르면 올해 투자 규모 상위 15개 사업 중 10건이 부동산 및 관광분야에 집중돼 있다. 신도시 및 사무실 분야에 130억 달러가 승인됐으며 호텔 및 관광분야에 82억 달러가 승인돼 전체 금액의 47.6%가 부동산 관련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42억 달러가 투입되는 바리아 붕따우의 호 짬(Ho Tram)관광지의 경우 170ha의 대지에 2천300개의 객실을 보유한 5성급 호텔과 국제 전시장, 위락시설, 휴양지 등의 사업이 진행된다.

호치민 시에도 싱가포르 TA Associates int’l사가 12억 달러를 투자한 고층 사무실 및 임대주택 사업이 예정돼 있다.

이 같은 부동산 편중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역적자 폭 증가 등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경제전문가 팜 찌 란(Pham Chi Lan)씨는 “외국투자일 경우 큰 면적의 부지가 쉽게 승인되는 것과 반대로 국내기업에게는 그렇지 않다”며 “고급아파트, 호텔 등의 건설 시 모든 자재가 수입되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 편중현상은 결국 무역 적자 폭을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 교포의 본국 송금액이 늘고 있는 것은 베트남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외국에서 베트남으로 송금한 금액이 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현지 언론 ‘사이공자이퐁’이 최근 보도했다.

   
 
사진 : 해외에서 베트남으로의 송금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증가한 금액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35억 달러가 송금됐으며 연말에 액수가 크게 증가하는 점을 감안해 이 같이 예상했다.

송금액이 증가한 것은 베트남 정부의 유동적인 외환 관리 능력과 해외 교포들의 부동산 구매를 허용하는 등 우대 정책을 펼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중앙은행은 분석했다.

여기다 정부의 안정적인 환율 정책과 국제 금융 기관들이 향후 베트남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함에 따른 교포들의 신뢰 상승도 한 몫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 송금은 주로 미국, 호주, 유럽 국가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학생과 해외 진출 근로자들도 한 몫하고 있다. /호찌민 교민신문=황재경 통신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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