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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섬업계, 첨단화학소재社 ´진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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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8-1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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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범용 섬유 소재 벗고 고기능성 소재 투자 확대 = 해외업체 기술제휴 및 업체간 구조조정 활발

화학섬유에 주력하던 국내 화섬업계가 첨단정밀화학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의 주력 사업이던 범용 섬유소재로 승부하기 보다는 차세대 정밀화학소재 사업부문의 고도화를 통한 성장엔진을 구축하고 있는 것.

㈜코오롱은 화학소재 사업의 전문화를 꾀하고 있으며, 효성은 전자소재와 복합소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외에 웅진케미칼 휴비스 도레이새한 등도 고기능성 첨단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최근 신사업 진출 동향과 화섬산업 침체에 따른 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코오롱, 화학사업 고도화…M&A 적극 추진
코오롱은 화학사업 부문의 전문화 및 고도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동종업계와의 M&A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팔을 걷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6월 ㈜코오롱의 플라스틱사업부문(PA, PBT, TPEE)과 POM(폴리아세탈)을 생산하는 ㈜KTP를 통합해,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전문회사인 코오롱플라스틱㈜을 설립키로 했다.

신규 출범하는 ‘코오롱플라스틱’은 5대 주요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중 PA·PBT·POM 3가지의 생산설비를 갖춰 2008년 매출액 1천10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11년에는 매출액 2천억원 규모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SKC와 PI(폴리이미드, Polyimide) 필름 합작사인 ‘SKC-코오롱 PI’를 설립하고, 국내 대표적 전자소재기업간 협력을 통해 세계 일류의 PI필름 메이커로 도약을 선언했다.

또한 지난해 말 원사부문을 분할해 ‘코오롱패션머티리얼(Kolon Fashion Material)’을 설립, 고기능성 원사를 비롯한 미래성장 아이템에 집중하는 패션소재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전략을 표명했다.

이를 통해 화학·자동차·전자소재 등의 핵심사업 부문과 차세대 육성사업인 물 산업 소재·나노소재·신재생에너지 등의 신수종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로의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고부가가치 아이템에 집중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6월에는 고흡수성수지(SAP) 사업을 LG화학에 매각하는 한편 김천 공장의 광학용 후막 베이스필름 라인은 증설에 돌입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후막(厚膜) 베이스필름은 LCD·터치스크린·PDP·태양전지용 백시트 등에 사용되는 0.25mm~0.3mm의 두꺼운 폴리에스테르 필름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증설로 코오롱은 광학용 후막 베이스필름 생산규모를 연간 1만5천t에서 3만t으로 두배 가량 확대, 국내외 거래선 다변화 및 대만·유럽 등으로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 800억원에서 오는 2010년에는 1천600억원의 광학용 베이스필름 부문의 매출을 달성, 수익성 증대와 더불어 국내 시장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광학용 후막 베이스필름 라인의 완공과 기존 포장용 필름 라인의 추가 개조를 통해, 2010년까지 필름사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개편할 계획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유화 합병, 원사사업 분할, PI필름 합작법인 설립 등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 고도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면서 “이번 고흡수성수지 사업 양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추진됐다”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의 2007년 매출 구성은 원사 18%, 자동차 소재·신소재 27%, 전자소재·필름 23%, 화학 32%로 예상되지만 원사부문이 분할된 후인 2008년에는 자동차소재·소재 30%, 전자소재·필름 29%, 화학 39%, 신수종 사업 2%가 될 전망이다.

◆효성, ´스판덱스´글로벌 공략…전자·복합소재 강화
효성은 스판덱스(Spandex) 사업의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자소재 및 복합화학소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효성은 최근 1억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호치민 연짝(Nhontrach) 지역에 건설한 연산 1만5천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완공,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이로써 전세계적으로 연산 9만2천t 규모의 스판덱스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생산규모 면에서 세계 1위인 인비스타(9만8천t)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효성은 현재 구미·안양 등 국내 사업장을 비롯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자싱·주하이 등지에 생산체제를 구축한 바 있으며, 지난 2월 터키 이스탄불 인근에도 스판덱스 공장을 완공해 유럽시장을 공략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터키에 이어 베트남에도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베트남 스판덱스 공장 가동에 따라 섬유 및 의류 생산기지로 중요성이 증가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고객에게 독자적인 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효성은 전자재료 등 첨단소재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LCD용 TAC(Tri Acetyl Cellulose) 필름 공장을 울산에 건립,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전자재료 사업에도 나선다. 울산광역시 용연 지역에 오는 2009년까지 총 1천300억원을 투입해 연산 5천만㎡ 규모의 LCD용 TAC 필름 공장을 건설한다.

TAC 필름은 TV·모니터·노트북·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LCD의 부품인 편광판을 보호해주는 필름의 일종으로, 뛰어난 광학적 특성을 지닌 디스플레이용 전자재료소재다.

효성은 이번 TAC 필름 공장 건립을 위해 2006년 6월 독일의 아그파 포토를 인수한 바 있으며, 지난 6월에는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부품소재 국산화를 위한 정부지원과제 주관업체로 선정돼 TAC 필름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

TAC 필름 외에도 반도체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불소가스(NF3)를 사업화해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전자재료 분야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독자 기술로 PEN(Polyethylene Naphthalate) 섬유의 원료인 고순도 NDA(Naphthalene dicarboxylic acid) 생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NDA를 원료로 한 PEN 섬유는 일반 폴리에스테르 보다 내열성·치수 안정성·강도·UV 차단성 등이 우수하기 때문에 고성능 폴리에스테르 소재로써 전자 광학용 필름을 비롯 타이어코드·산업용 섬유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환경 친화성으로 페인트·첨가제·LCP(Liquid Crystal Polymer) 등 고성능 정밀화학 제품의 원료로도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전주시에 복합탄소섬유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효성은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탄소섬유 국산화를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차세대 산업의 쌀’로 불리는 복합탄소섬유는 우주항공·국방 등 첨단소재 분야의 핵심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휴비스, 해외업체 기술제휴…첨단소재 상용화
국내 최대의 원사 생산업체인 휴비스(Huvis)는 글로벌 화학기업들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고기능성 섬유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듀폰(DuPont)은 바이오 공법을 통해 옥수수에서 추출한 PDA(프로판 디올)와 PTA(고순도 테레프탈산)을 중합한 PTT(폴리 트리메칠렌 테레프탈레이트) 원료를 개발 후 원사 상품으로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휴비스와 듀폰은 전략적 기술제휴로 기존의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생산이 가능한 천연 원료를 사용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 주력, 차세대 형상기억 섬유인 ‘메모리-에코’개발로 결실을 맺었다.

또한 듀폰은 기존 소극적 마케팅에서 벗어나 자사 로고가 인쇄된 신규 행택(Hangtag)을 제작, 자사의 원료를 사용하는 업체 및 일정한 품질규격에 합격한 제품에 한해 행택을 공급하는 등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휴비스의 ‘메모리-에코’를 사용하는 업체는 휴비스 행택과 더불어 전세계적인 브랜드인 듀폰 행택을 함께 공급받게 되며, 이 행택이 부착된 원단만이 오리지널 형상기억 메모리 원단으로 인정받게 됐다.

휴비스 관계자는 “품질규격에 합격한 제품들은 듀폰의 메모리-에코 담당자를 통해 세계 유수의 브랜드 하우스에 소개되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출로 연결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휴비스가 최근 새롭게 출시한 100% 옥수수 원사 ‘인지오(Ingeo)’역시 세계적인 바이오 폴리머 제조업체인 네이처웍스(Natureworks)와의 기술적 제휴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네이처웍스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전분을 중합해 완전히 썩어 없어지는 PLA(Poly Lactic Acid, 생분해 젖산)를 개발했고, 2006년 PLA를 가공해 만든 1회 포장용기로 국내에 첫 선을 보여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이후 원사 및 침구류 등 다양한 용도의 개발을 위해 고민하던 중 휴비스와 기술제휴를 맺고, 휴비스는 이를 통해 친환경 원사 ‘인지오’를 개발해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PLA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인지오’는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땅에 묻으면 6개월~1년 뒤에는 100% 썩어 없어져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지구온난화 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는 옥수수를 재배하면 할수록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나일론 1㎏ 생산시 6.8㎏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PLA의 경우 0.081㎏이 감소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휴비스는 코코넛 열매의 껍질을 탄화시켜 만든 물질을 세계 최초 개발한 미국 테크놀로지 업체 ‘코코나(Cocona Inc)’와 손잡고 항균소취, 흡한 속건 및 자외선 차단 기능이 탁월한 ‘코코나 원사’를 개발했다.

코코나 섬유의 코코넛 원료는 미세 다공질 구조를 갖고 있어, 기존의 숯 섬유와 특징은 유사하나 섬유로 만든 후에도 미세 다공질이 그대로 유지돼 있다.

2005년에 개발한 이 기술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기술에 선정될 정도로 기술력을 입증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휴비스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유럽·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웰빙 트랜드에 맞는 최적의 섬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해외업체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BN =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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