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 상환 시기까지 임박하면서 서민 가계가 갈수록 궁지로 몰리고 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시중금리 상승 여파로 사상 최고 수준인 9.5%에 근접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주 고정형 주택대출 금리를 전주 대비 0.22%포인트 상승한 연 7.88~9.48%로 고시했다. 신한은행의 고정형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 5월6일 이후 3개월 간 1.59%포인트 급등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전주 대비 각각 0.15%포인트와 0.12%포인트 오른 7.74~9.24%와 8.64~9.24%로 고시했다.
우리은행은 8.02~9.12%로 지난 주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대출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3년 만기 은행채(AAA 등급) 금리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는 5거래일 동안 0.25%포인트 급등하며 14일 현재 연 7.08%를 기록 중이다.
주택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도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신한은행의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는 6.58~8.18%로 전주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전주 대비 각각 0.06%포인트와 0.04%포인트 상승한 6.46~7.96%와 6.44~7.72%를 기록 중이다.
변동형 주택대출의 기준 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6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14일 현재 5.79%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원금 상환 시기까지 도래하면서 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로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만료돼 내년부터 원금 상환에 들어가는 주택대출 규모는 37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조5000억원 증가한다.
이에 따라 은행 창구에서는 거치기간 연장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거치기간 연장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우량 대출자들이 연체 고객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주 자격 등 조건이 맞으면 대부분 거치기간을 연장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의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경우 거치기간을 연장하면 소득공제 혜택이 사라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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