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연 "수익성 개선 초점 맞춰야"
국내기업 재무건전성이 외환위기 이후 크게 개선했음에도 여전히 외부 여건 악화에 따라 급격히 부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국내기업 재무건전성 개선은 주로 금리하락과 주가상승이라는 외부 환경에 기인한 것으로 부채상환능력 기초요인인 수익성은 매우 낮다. 경기 위축으로 경영 성과가 떨어지거나 금리가 오르면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기업 부채비율이 1997년 말 396.3%에서 지난해 말 97.8%로 하락한 것을 비롯해 전반적 부채상환 능력은 개선됐지만 상장사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배에 못 미치는 업체가 여전히 30%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이자보상배율은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1배 이하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국내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평균 1%포인트 하락하면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인 기업이 38.0%로 늘고 여기에 차입금 평균 이자율까지 1%포인트 오르면 41.5%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국가별 비교에서도 국내기업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연구원이 주요 40개국 1만1564개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로 39위를 기록했다. 미국(10.7%)과 영국(10.7%) 캐나다(15.0%) 호주(13.9%) 스페인(12.0%)은 물론 중국(9.8%)도 우리나라를 크게 앞섰다.
일본이 5.8%로 우리나라보다 낮았지만 일본의 경우 금리가 매우 낮기 때문에 낮은 수익성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제적 기준에서 금리가 낮지 않기 때문에 재무건전성 개선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자보상배율도 4.2배로 전 세계 평균인 6.3배보다 낮아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하위 25% 기업만을 비교하면 국내기업 이자보상배율은 1.4배로 40개국 가운데 36위에 그쳤다.
차입 구조에서는 전체 차입금 가운데 단기 차입금 비중이 67.4%로 중국(92.6%) 대만(70.6%) 태국(68.0%) 싱가포르(67.7%)에 이어 5번째로 높아 대외여건 변화에 취약했다.
연구원은 "낮은 수익성은 국제적 기준을 적용한 신용도 평가에서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재무구조보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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