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용인 과천 등 경기 남부지역 부동산시장의 시름이 짙어지고 있다. 북부지역이 주도하던 경기지역의 상승세는 이미 남부지역의 침체로 하락반전했다. 대규모 입주물량과 강남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가 급락한 탓이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경기 남부 대표 지역인 과천(-3.20%)과 용인(-2.22%), 의왕(-2.07), 분당(-1.48%), 평촌(-1.25%)의 아파트 매매가는 연초대비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버블세븐 지역으로 꼽히던 분당과 평촌, 용인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경기 북부에 속한 양주(18.46%), 의정부(17.77%), 포천(11.71%), 동두천(9.76%) 등지의 상승세와 대비된다.
경기 북부지역은 오랫동안 부동산시장에서 소외돼 왔지만 뉴타운 등 개발호재로 집값이 급등한 서울 강북지역의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거래가 활발했다.
반면 남부지역은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대출규제 등으로 인한 자금압박으로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시장이 침체됐다. 최근에는 대출 이자까지 상승해 이자 부담이 늘면서 고가 아파트가 많은 분당·용인 등지에서는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 지역은 서울 강남지역의 영향이 큰 만큼 강남 재건축 단지의 약세가 시장 침체를 가속화했다. 더불어 래미안 3단지 등 입주물량과 판교와 광교, 동탄신도시 등 알짜단지로 관심이 몰리면서 분당과 과천 등지는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실제로 최근 과천 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3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양도세 회피 매물까지 속출, 하락세가 급격해졌다. 과천 원문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천을 비롯한 경기 남부지역의 불황은 신규 아파트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신규 아파트가 많은데 매수세는 대출규제와 대출이자 상승으로 점점 약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분당신도시의 경우에도 대형 아파트는 대부분 1억원 이상씩 호가가 빠진 상황이다. 이매동 아름두산아파트 158㎡의 경우 지난 2006년 11월 매매가가 9억4000만~11억1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8억1000만~9억9000만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시세가 낮아졌는데도 매수자가 없다는 점이다. 재건축 규제 및 양도세 완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화된 게 없어 관망세가 짙은 탓이다.
분당에 있는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가 하반기에 이뤄진다고 해도 효과가 당장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경기 남부지역의 전반적인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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