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탈출구가 없다"

  • 상하이지수 2년래 최저 과매도 상태지만 바닥은 불확실

'중국증시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중국증시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올림픽 열기로 전세계가 후끈 달아올랐지만 정작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의 주식시장은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중국증시 벤치마크 상하이종합지수는 2400선이 무너지면서 지난 2006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올들어 중국증시의 낙폭은 60%에 육박한다.

중국증시의 추락의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먼저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설명: 중국증시 상하이지수가 2400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11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글로벌 인플레 공포는 한풀 꺾였지만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7월들어 12년래 최고치인 10%를 기록했다.

인플레 압력은 경기부양을 위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데다 기업들의 채산성을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증시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파죽지세(破竹之勢)' 형국으로 고성장을 지속하던 중국기업들의 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헤지펀드 라미우스 캐피탈 그룹의 빈센트 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분기 어닝시즌에 실망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하듯 거대 보험사인 핑안보험은 전일 투자와 자금 모집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경제성장 역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핑안보험은 특히 증시 부진으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증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증시의 주체 세력이 개인투자자라는 점이다. 

   
 
최근 1년간 상하이지수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기관, 외국인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펀더멘털을 감안한 장기적인 투자보다는 심리적인 투자에 치중하는 경향이 크며 이는 곧 증시의 하락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남서증권의 장강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은 감정적"이라면서 "특히 증시를 살리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보이지 않을 경우 투자심리는 위축된다"고 강조했다.

램 매니저 역시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가 증시를 살릴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가 강세로 전환했다는 사실도 중국증시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달러 약세를 예상하고 달러 대출을 받았지만 달러가 랠리를 펼치면서 부담이 커지자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주식을 팔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이브칼리서치의 피에르 게이브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당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 낙폭이 크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설 배경을 제공할 수 있지만 아직도 바닥에 대한 확신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이브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과매도 국면에 접어든 것은 맞지만 바닥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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