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미래에 화석연료의 고갈로 산업혁명 이후 인류 문명을 지탱해 왔던 대부분의 동력 장치들이 멈춰 설 것이라는 우려와, 환경오염에 따른 재앙이 인간의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공포는 인류에게 신재생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화석 연료와 가장 흡사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바이오연료 사업은 가장 상업화에 가까운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바이오에너지 혼합 연료 사용에 대한 로드맵을 구축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개별 기업들의 바이오연료 개발을 촉구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연료 역시 원료재배와 바이오연료로의 전환, 수송 등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화석연료 못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바이오에너지 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놓이게 됐다. 바이오연료 사업의 확산이 세계적인 식량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향후 바이오에너지 기술은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하면서도 인간의 ‘먹거리’만큼은 손대지 않는 방식으로 발전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편집자 주>
바이오연료의 가장 큰 장점은 자원 고갈의 문제가 없으면서도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동력 장치들에 최소의 변화만을 가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2000년대 들어 바이오연료 생산이 급증했다. 세계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00~2005년 바이오에탄올 생산량은 연평균 19%의 증가율을 나타내며 2005년 1707만TOE(1 TOE는 원유 1t 연소시 나오는 에너지양)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바이오디젤은 연평균 60%씩 증가해 2005년 291만TOE가 생산됐다.
◆곡물시장 파동 원인…온실가스 저감 효과도 적어
하지만 막상 바이오연료가 각국에서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여러 가지 우려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원료를 재배할 만큼 농지도 충분치 않고, 곡물의 일부를 바이오연료 생산에 할애하기에는 식량을 소비하는 인구가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바이오에탄올의 생산 증가는 원료인 옥수수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옥수수 가격이 거의 2배 가까이 치솟는 결과를 초래했다. 뿐만 아니라 옥수수를 사료로하는 가축의 육류와 계란, 유제품 등의 가격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또, 지금까지 대두를 재배하던 밭이 옥수수용으로 바뀌면서 대두 생산량이 감소해 대두 가격이 상승하는 등 다른 농작물들에까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 생산 경쟁은 개발도상국 빈곤층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비난도 들끓고 있다.
바이오연료가 환경오염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생각 또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바이오연료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오히려 삼림 파괴가 가속화되는 등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일부 바이오연료는 화석연료보다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많은 연구자들은 곡물 재배 과정 또는 수송과정 등에서 이용되는 화석연료에 의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안할 때, 과연 바이오연료가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곡물에 비해 온실가스 흡수량이 월등히 많은 삼림을 개간해서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한다면 바이오연료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확실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원료인 곡물가격 급등으로 화석연료 대비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바이오디젤의 경우 팜유 가격 급등으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 이상이 돼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원료를 벗어난 셀룰로오스계 바이오연료나 폐기물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셀룰로오스계 바이오연료란 식물의 줄기와 가지처럼 식물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부분에 들어 있는, 식용으로 할 수 없는 셀룰로오스나 반(半)셀룰로오스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연료로, 주로 에탄올을 의미한다.
이 방식의 기존의 바이오연료와 달리 ‘연료냐 식량이냐’의 갈등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셀룰로오스계 에탄올은 기존 옥수수 기반 에탄올에 비해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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