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을 모르던 중국 은행들의 성장 가도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 막대한 마진과 수수료 수입으로 큰 이익을 본 중국 은행권이 비용증가와 경제 여건 악화로 조정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발 악재로 중국의 수출 성장이 둔화되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건설업종 등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전체적인 자산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0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대출 억제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데다 전체적인 금융 비용 증가로 은행들의 수익 마진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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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ICBC는 상반기 순익이 6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
그는 "내년 은행들은 높은 신용 비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상반기 중국 은행들은 50% 이상의 순이자마진(NIM)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수익률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이같은 마진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IHT는 전했다.
씨티그룹의 사이몬 호 애널리스트는 "지난 12개월간 누렸던 마진 확대 기조는 끝날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NIM이 이미 꼭지를 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장가치로 세계 최대 은행으로 도약한 공상은행(ICBC)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7% 늘어난 323억위안(약 4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순이익은 59% 늘어난 654억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2대 은행인 건설은행 역시 상반기 순익이 전년 대비 70% 늘어난 5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3위 은행인 중국은행(BOC)의 실적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채권 투자에 따른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
BOC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대비 38% 늘어나고 2분기 순익성장률은 7%를 기록한다는 것이 전문가 전망치다.
BOC는 2분기에 서브프라임과 알트-에이 등 미국 모기지 투자와 관련해 62억위안의 준비금을 마련한 상태다. 1분기에는 20억위안을 손실을 대비해 준비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분기 중국 은행권의 순익 성장세가 꼭지를 쳤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같은 외국계 은행들의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의 용에서 세계 경제의 주축으로 거듭난 중국 자본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당장 순익 증가세가 주춤한다고 해서 투자를 줄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폭스-피트 켈튼의 워렌 블라이트 은행 애널리스트는 "차익 실현이 있을 수는 있지만 중국에 신용 불안이 발생할 때까지 서방 은행들이 자본을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최근 건설은행 지분을 11%로 늘렸으며 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는 BOC 지분 5%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외에도 HSBC와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UBS 등이 중국 은행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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