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누적순매수 사상 첫 마이너스

올해 32조원 순매도 개방이래 최대
당국 "美 신용위기 탓 매도세 강화"

외국인 투자자가 올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이 32조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첫 누적 순매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연초부터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31조872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인 30조5608억원을 넘어서 1992년 증시 개방 이후 연도별 규모로 최대치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유가증권시장(-75조4568억원)과 코스닥시장(-1조340억원)에서 연간 기준으로 줄곧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모두 76조4908억원을 순매도했다.

앞서 외국인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유가증권시장(61조3843억원)과 코스닥시장(6조242억원)에서 모두 67조4085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가 개방된 1992년부터 19일 현재까지 두 시장에서 외국인 누적 순매수액은 -9조823억원으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들인 돈보다 빼낸 돈이 더 많은 셈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말까지도 개방 이래 누적 순매수액이 플러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올들어 확산하면서 자금 순유출로 전환했으며 외국인 매도 행진은 이달까지 15개월 연속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잔고액은 19일 현재 237조700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30.3%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잔고에는 전환사채(CB) 주식전환이나 유상증자 참여로 얻은 주식도 들어 있다.

업계는 외국인 평가이익이 현재 보유잔고 기준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04년 7월 43.9%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차익실현에 나서 시총 비중이 하향세로 돌아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 국책 모기지업체 국유화설로 뉴욕증시가 급락하면서 8월 들어 주춤했던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강화됐다. 투자심리가 워낙 위축돼 있어 국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을 때마다 외국인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e-mail]
<ⓒ'아주경제'(www.ajnews.co.kr)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