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대표이사 이국동)이 최근 중량물 운송업 진출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관련 시장 판도변화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금호그룹’이라는 탄탄한 날개를 단 대한통운이 향후 공격적으로 시장점령에 나설 경우, 현재 중량물 운송업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는 동방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24일 대한통운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은 오는 하반기 2만t급 바지선을 발주, 한국과 일본·중국을 오가는 동북아시아 역내 중량물 운송업에 나선다.
중량물 운송업은 조선용 후판, 컨테이너 크레인, 고로, 선박블록, 조선기자재 등 중량(重量)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으로, 국내에서는 현재 동방, 세방, KCTC 등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그간 국내 일부 항만에서 소규모 중량 화물을 운송해온 바 있으나, 하반기 바지선 발주 이후 본격적으로 이 분야에 진출,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특정업체와 장기계약을 진행하는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다"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 중량물 운송업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의 움직임을 둘러싼 업계 안팎의 관심도 뜨겁다.
대한통운은 STX팬오션,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대형해운회사들이 중량물 운송업에 큰 관심이 없는 만큼, 이 시장을 틈새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량화물의 대부분이 조선소 기자재와 관련, 조선시장 호황에 따라 향후 중량물 운송업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그러나 이미 국내에서는 동방, 세방, KCTC 등이 오래전부터 중량물 운송업을 담당해왔다. 한 마디로 ´틈새시장´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금호그룹 인수 후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된 대한통운이 본격적으로 중량화물 영업에 나설 경우, 기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업체들과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현재 중량물 운송시장에서 가장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는 동방의 경우, 포스코, 현대하이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체들의 생산제품, 선박블록, 조선소 기자재 등을 운송하고 있다.
동방 관계자는 "대한통운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신규업체를 발굴하거나 기존수요를 가져오는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도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더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무거운 중량 화물을 해상으로 옮기는 작업은 그만큼 위험하고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배, 부두가 있다고 중량물 운송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부두 지반이 중량을 견딜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화물 이동을 위한 크레인, 파레트 등 특수장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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