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중국조선업, ‘발목’ 잡혔나

  • 위안화 평가절상, 조선소 원가 상승 등 ‘악재’

   
 
지난 5월 30일 붕괴된 중국 후동중화조선소 크레인
국내 조선업을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 조선업계가 최근 ‘성장설’과 ‘위기설’을 사이에 두고 널뛰기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중순, 중국 선박생산량이 세계 총 생산량의 23%를 차지함을 비롯 약 9800만 톤의 신규 주문을 받아 신규주문량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07년 통계가 공개될 때 까지만 해도 중국조선업계의 장밋빛 전망이 곳곳에서 새나왔다.

‘2008 정허 항해국제포럼’에 참석한 중국공업협회 이사장인 황핑쇼우가 “개혁개방 이후 지난 30년 동안 중국조선업 규모와 생산량은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세계 조선 제1진이 됐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도 맥을 함께 한다. 

HSBC은행 역시 최근 조선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향후 2년 내에 신조선박 건조 능력이 2배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2010년이면 중국이 대형선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 수가 23개나 돼 현재 15개인 한국을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이같은 전망에 균열이 감지됐다. 

위안화 평가절상과 후판 등 철강재 가격 상승에 따른 조선소 원가 상승, 더딘 기자재 산업발전 속도 등이 맞물린 중국 조선업계가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특히 위안화 평가절상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은 원가인상으로 직접 이어져 가격경쟁력 부문 등에 치명타로 작용한다. 실제 2008년 들어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상이 이뤄지면서 상반기에만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6.5%p나 평가절상 됐다.

또한 중국 조선업체의 최근 벌크선 등 선박 인도지연 및 주문취소도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관련업계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대목이나 자칫 조선업계 전체에 불황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LIG 투자증권의 김현 애널리스트는 “중국 조선업계의 문제는 대형 조선업체가 아닌 주로 중소민간업체들에게서 나타난다. 대형업체의 수출은 확대되고 있다”면서 “위안화가 강세이다 보니 환율에 문제가 생기고 후판 가격 등이 상승해 수익이 감소, 자금여력이 충분치 못한 중소업체는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신용도 높은 대형 조선업체의 경우 금융권의 안정적 대출을 통해 자금난을 해소하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여의치 않다는 설명.

그러면서 그는 “국내조선업계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계의 기술력이 아직까지는 국내 기술력에 비해 비교적 큰 격차로 벌어져 있어 이를 좁히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국내 조선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등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어 중국이 턱밑까지 따라온 느낌이다.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부산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9일 국내 조선소에 파견 근무하면서 원유시추선 관련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미국 선급회사의 중국인 선급검사관 장 모 씨(35)를 구속기소하고 천 모 씨(29) 등 같은 중국인 선급감독관 2명을 입건 유예한 바 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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