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누르면 반응하는 터치스크린 기능을 내장한 IT제품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LCD 패널업체들간 신제품 개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일본의 샤프와 TMD 등 한일 대표업체간 개발 및 양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한발짝 앞서나가며 기술력 우위를 지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햅틱폰, 아이폰(이상 휴대전화), 아이팟터치, P2(이상 MP3플레이어), 딕플D30(전자사전), 닌텐도DS(게임기) 등 터치스크린 IT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터치스크린형 제품의 인기 비결은 손쉬운 조작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키패드나 키보드를 이용하는 대신 스크린에 나타나는 그림이나 글자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기만 하면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
이에 따라 LCD 업체들은 앞으로 터치스크린 패널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터치스크린 시장이 올해 1억2400만 대, 31억2000만 달러 규모에서 2012년에는 2억1900만 대, 44억 달러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CD 업체들은 특히 LCD 패널과 터치스크린 패널, 터치 센서 구동칩을 일체화한 ´내장형´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의 경우 LCD 패널에 터치스크린 패널을 덧붙이는 ´외장형´에 비해 얇고, 가볍고,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대략 두께는 25% 얇고, 무게는 30% 가벼우며, 화면은 10% 이상 밝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 패널 개발 경쟁에 뛰어든 업체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이상 한국), 샤프, TMD(이상 일본), AUO(대만) 등 5개 업체.
이들 가운데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양산제품을 선보여 LCD 업계 1위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SID 전시회에서 개발 시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 1월부터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갔다.
현재 레인콤이 삼성전자가 양산중인 4.3인치 제품을 이용해 전자사전(제품명 딕플D30)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PND(Personal Navigation Device), 게임기 등에도 내장형 터치스크린 패널을 적용하기 위해 국내외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말부터 몇몇 업체에 납품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CD 패널 선두자리를 다투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3위 업체인 대만 AUO는 각각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두 업체는 작년 10월 일본에서 열린 패널 전시회인 FPD에서 7인치(LG디스플레이)와 4.3인치(AUO) 크기의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 패널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국내는 물론 대만 업체에 비해 아직 기술적 열세에 처한 것으로 관측된다.
샤프는 5년 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작년 8월말 3.5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 내장형 LCD 제품 개발 소식을 전하고, 올해 3-4월께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5개월에 지난 현재까지 양산 제품이 출시되지 않고 있어 예기치 못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도시바와 마쓰시타가 합작한 TMD는 2003년부터 터치스크린 내장형 패널 개발에 들어갔으며, 그동안 열린 각종 학회와 전시회에서 시제품을 전시하고 양산 계획을 밝혀 왔다.
TMD는 그러나 매번 양산 일정을 번복하면서 아직까지 제대로 된 양산 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업계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아직 햇빛이나 조명 등 IT기기 주변 빛의 간섭이나 기기내 전기적인 간섭, 필기 인식 기능 등 기술적인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점에서 한국 업체들이 확고한 시장 우위에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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