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린 현대重의 ‘아킬레스건’

  • 독과점 우려, 대우조선노조 반발 등 ‘지뢰’... 포스코-GS-한화에 현대重 가세, ‘4파전’

포스코, GS, 한화 ‘3파전’ 양상을 띄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의 막판 인수의향서 제출에 따라 ‘4파전’으로 확대됐다.

27일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결과 이들 4개사로 최종 압축, 향후 치열한 물밑신경전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에 대한 ‘불편한’ 시각들이 곳곳에서 새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크게 독과점에 대한 우려와 대우조선노조의 반발 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6월말 기준 3조313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계열사 자산까지 포함 6조5000천억 가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자금 여력에 대한 ‘딴지’는 없는 눈치다.

◇ 우리투 “현대중공업에 부정적 뉴스로 작용할 것”

우리투자증권의 부정적 입장이 우선 눈에 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7일 오전 리포트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이전부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언급해왔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입찰참여는) 예상을 벗어난 것”이라며 “이는 동사에게 부정적 뉴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향후 조선산업의 독과점 문제로 전개될 것”이라면서 “공정경쟁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8년 7월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국내 수주잔량을 포함한 시장점유율(M/S)는 36.7%,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하면 51.5%에 이르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세계시장 점유율에서도 수주잔량을 포함 약 13.5%, 대우조선해양은 5.7%를 각각 차지, 합계 19%를 넘어서게 된다. 
 
송 연구위원은 “노조의 반발, 자금부담 문제 등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독과점 우려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독과점이다 아니다 말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면서 “인수 과정에서 (금액 상) 일정 규모가 넘어가면 (법적으로) 신고하게 돼 있는 만큼 이후 경제분석을 통해 따져야 한다”고 답했다.

◇ 공정위 “독과점이다 아니다 아직 몰라”

현행법상 현 자산 또는 매출액이 2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매출액이 200억원 이상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독과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가 독과점에 해당하더라도) 인수를 하되 제품가격을 올리지 말라는 보완조치 요구를 (현대중공업이) 받아들인다면 (인수를) 허할 수 있고 (인수 이후) 기업경쟁력이 좋아져서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허할 수 있는 등 고려 대상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조선업을 한국시장에 한정해서 볼 것이냐, 세계시장으로 확대해서 볼 것이냐에 따라 독과점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한다고 가정했을 시) 국내가 아닌 세계 조선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므로 독과점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국내시장과 세계시장에 변수가 많은 만큼 예측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우조선노조의 반발 역시 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는다.

이세종 대우조선노조위원장은 “대우조선 임직원들에 대한 고용 불안이 가장 큰 걱정”이라면서 “우리도 우리지만 현대중공업 측도 (대우조선과의) 경쟁력 문제가 있어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에 대한 염려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 노조원들 간 일자리가 겹쳐 불가피하게 퇴직자가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을 염려한 것. 

◇ 대우조선노조 “고용 불안이 가장 큰 걱정”

또한 이 노조장은 “현대중공업이 업계 1위인데 여기에서 대우조선을 인수해 시장점유율이 더 올라간다면 고객과 선주들 입장에서 (독과점에 따른) 가격상승에 대한 불만과 반발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입찰대상자 선정 기준과 노조의 요구사항을 조만간 산업은행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28일 중 노조의 공식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들을 놓고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 시) 세계시장 점유율이 20%에도 못 미치지만 (독과점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자체적으로 파악 중”이라면서 “우리와 대우조선이 함께 하게 된다면 그 시너지 효과로 인해 조선․해양 부문에서 세계 시장지배력이 강화된다. 이는 업체 간 과다한 경쟁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생산품에 대한 가격경쟁이 줄어들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하락의 ‘덕’을 볼 수도 있다는 것.     

다만 대우조선노조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나온 대응책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입찰에 참여한 것에 대해) 대우조선에서 결사반대하고 나올 것”이라면서 “두 회사가 동종업계여서 근로자들의 자리가 겹친다. 대우조선 근로자들 사이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이 팽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우리도 대우조선 인수자금은 충분하다”면서 “전략적․재무적 투자 2조원과 자체적으로 7조원, 총 9조 이상은 마련할 수 있다”고 고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