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지난 28일 LG마이크론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음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양측의 합병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효과는 양측의 합병으로 LG그룹이 삼성그룹 계열의 삼성전기와 맞설 만한 대형 디스플레이 부품 계열사를 보유하게 된다는 점이다.
합병시 사업영역·규모 삼성전기와 대등
LG이노텍은 ▲디지털 튜너 ▲진동모터 ▲LCD 모듈 ▲카메라 모듈 ▲LED ▲파워모듈(구동칩) ▲무선모듈 ▲차량전장부품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9천340억원의 매출을 기록, 연간 매출 2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 영역이 삼성전기와 겹치고 있으며, 삼성전기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및 PCB(인쇄회로기판) 부문을 제외하면 거의 대등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세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브라운관용 섀도우마스크를 비롯, 포토마스크, PCB 사업부문을 보유한 LG마이크론과 합병할 경우 사업 규모나 영역 면에서 삼성전기와 맞설 만한 디스플레이 부품회사로 자리할 전망이다.
특히 LG마이크론은 지난 5월 PDP 후면판(PRP) 사업을 LG전자로 양도하고 PCB 사업을 가져옴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확보는 물론, 연간 1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마이크론의 PCB 사업부는 올해 6천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PCB 매출 규모로는 삼성전기에 이어 국내 2위권 수준이다.
올 상반기 1조44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기가 연간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고 해도 LG이노텍-LG마이크론은 매출 규모 면에서 이와 대등한 수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LG마이크론 상장폐지 후 LG이노텍에 흡수합병 가능성
두 회사의 합병 방식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큰 LG이노텍이 LG마이크론을 흡수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LG마이크론에 비해 매출 규모가 두 배 이상 클 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LG마이크론은 아직 수익 측면에서 안정 궤도에 접어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LG이노텍 측은 "아직 합병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으나, 지난 7월 코스피에 상장한 LG이노텍과 코스닥 상장사인 LG마이크론이 합병하려면 두 회사 중 하나는 상장을 폐지해야 한다.
이와 관련, 증권사 관계자는 "전자산업 부문에서 코스피 상장기업과 코스닥 상장기업이 합병한 사례는 없었지만 규모가 작은 LG마이크론이 코스닥 상장을 폐지하고 LG이노텍에 흡수합병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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