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본점과 지점 간 거래시 적용되는 내부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각종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 대출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서민들과 중소기업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9월부터 내부 기준금리(MOR)를 연 0.30%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우리은행이 내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내부 기준금리가 오르면 각 지점의 이자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지점은 내부 기준금리 인상 폭에 맞춰 대출금리를 조정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은행도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내부 기준금리를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0.20%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이번주 기업은행의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는 6.71~8.31%로 전주 대비 0.21%포인트 오르게 된다.
내부 기준금리를 매월 변경하는 외환은행은 9월 내부 기준금리를 전월 대비 0.30%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이에 앞서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19일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를 0.10%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기준금리를 8차례에 걸쳐 0.65%포인트 올렸다.
하반기 들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내부 기준금리를 올려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지표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은행 대출에 의존해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는 서민 가계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내부 기준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대부분의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금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시중금리 변동 추이를 지켜보면서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부 기준금리를 올리게 됐다"며 "다만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과 중소기업에 부담을 주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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