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은 프랑스 프로축구 1부 리그 AS모나코와 이적료 32억 원에 계약기간 4년, 연봉은 옵션 포함 최대 8억 원에 1일 최종 사인했다.
박주영은 계약과 동시에 2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당초 계획은 계약 후 귀국, 홈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계획이었지만 팀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것을 요구해 귀국이 다음 달 초로 늦춰졌다.
박주영은 빠르면 14일 FC로리앙과 정규리그 5차전에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의 프랑스 무대 도전은 쉽지 않았다.
프랑스 리그는 최순호 현대 미포조선 감독이 1992년 프랑스 지도자 연수 중 2부리그 로데스에서 잠시 뛰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그 후 서정원이 1997년 RC스트라스부르에 입단 한 시즌 동안 16경기에 출장해 4골을 기록했다.
이상윤도 1999년 FC로리앙에 입단해 4경기만 뛰고 국내로 복귀했고, 안정환(부산)은 2005년 FC메츠에서 한 시즌 동안 16경기에 출장해 2골을 기록했다.
박주영이 선배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 시대를 열어가기에는 사정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최근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며 슬럼프에 빠져있는 박주영에게 프랑스 진출이 새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당장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AS모나코는 박주영이 지난 시즌 맹활약을 한 제레미 메네즈의 AS로마 이적 공백을 메워 주기를 바라고 있다. 등 번호도 메네즈의 10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우선 박주영은 미국의 축구 천재 프레디 아두(19), 프레드릭 니마니(20) 등 쟁쟁한 공격수들과 주전 경쟁을 벌어야 한다. 또 AS모나코는 베테랑 공격수를 추가 보강한다는 방침이어서 쉽지 않은 싸움이다.
그러나 다행인 점은 AS모나코 공격진 자체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확실한 주전 대신 선발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주전은 아니더라도 출전기회는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은 언어 문제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코칭스태프와 팀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 되면 소외 ‘왕따’가 되기 쉽다.
박지성과 이영표 등도 첫 네덜란드 리그를 거쳐 프리미어 리그로 입성 했을 때 한동안 언어 문제로 고통을 호소한 적이 있다.
박주영은 선배들이 의사소통 등의 문제로 해외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점을 인식한 듯 "어린 시절(청구고) 브라질에서 생활한 바 있어 포르투갈어를 조금 한다. 모나코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 한다"면서 "그와 별도로 프랑스어도 하루빨리 배우도록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주영의 성공은 본인의 마음먹기에 달렸다.
먼저 프랑스 무대를 경험했던 서정원은 “해외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빨리 적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지성도 처음엔 네덜란드리그에 적응하지 못해 긴 슬럼프를 빠졌지만 결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U에 이적,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했다. 프랑스리그인 르샹피오나 자체도 K리그 보다 훨씬 수준이 높다. 박주영도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훨씬 더 노력하고 실력을 기른다면 반드시 ‘제2의 박지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윤용환기자happyy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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