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노동조합(대우조선노조)이 2일 현대중공업의 자사 인수움직임에 급제동을 걸고 나섰다. 동종업체가 인수했을 경우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음은 물론 ‘내부기밀 유출’에 대한 우려를 함께 표한 것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대중공업이 예비입찰 예비입찰적격자로 선정된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의 조선기술과 영업비밀, 내부 기밀 취득을 위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면 인수의향서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수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의) ‘아니면 말고’ 식의 얄팍한 잔꾀는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만약 산업은행이 이러한 사항을 알면서 동일한 조건으로 실사를 허용하면 대우조선 매각일정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특히 노조는 “현대중공업과 통합으로 인한 설계, 영업, 자금관리 등을 합병한다면 대우조선 구성원의 고용불안을 야기 시킬 것”이라며 “독자적인 경쟁을 통해 조선기술이 국가 전략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자체적으로 마련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준 반영 요구안’도 함께 공개했다.
요구안에는 해외 매각 반대와 동종업체 배제, 노조의 당사자 참여 보장, 고용승계 및 노사 협약 승계, 외부 전문가 2명을 영입한 입찰 심사위원회 구성, 대우조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경영자 선임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입찰 선정 기준에는 △내정가 이상의 매각대금에 대해 동일기준의 배점 적용 △비가격 요소에 대한 평가기준 40%이상 적용 △자기자금 투자 비중에 대한 배점 상향, 매각 차입금 규모가 50% 이상인 경우 입찰 배제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회사 발전을 보장할 전략적 인수자와 실질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 △노사관계 안정을 도모할 기업 △우리사주제 도입계획이 있는 기업 등에 가점 부여 △인수기업의 도덕성과 성장 경로 및 지역발전 계획 등을 자사인수기업의 필수 요건으로 제시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에서 인수합병 관련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고 있는 이수호 사장은 같은 날 서울 계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끝까지 참여하겠다”고 역설, 인수전 완주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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