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M&A시장 최대어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 ‘4파전’으로 확정, 최근에는 컨소시엄 구성까지 윤곽을 드러내면서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에 각 인수희망 기업들의 장점 및 청사진을 짚어봤다.
포스코의 강점은 무엇보다 자체 자금조달능력.
8월 말 현재 포스코는 부채 비율이 24%에 불과하고 가용시재가 6조원, 이익잉여금이 20조원을 넘어 대우조선인수 자금조달 국면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신용등급 또한,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AA, S&P의 AA, 무디스의 A1 등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급전조달’ 상황이 터졌을 경우도 비교적 대응이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SK에너지, 대한해운 등 굵직한 ‘돈줄’이 최근 잇따라 포스코와의 컨소시엄 구성에 긍정적 입장을 보인 것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관련해 SK에너지 관계자는 2일 “포스코에서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해와 신중하게 검토 중이나 구체적 내용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2004년 소버린 사태 당시 표 대결에서 포스코가 SK그룹을 도와준 점 등의 이유로 포스코의 컨소시엄 구성제안을 SK에너지가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진방 대한해운 회장 역시 1일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해운은 대우조선해양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만약 포스코쪽에서 컨소시엄 참여 제의가 들어온다면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 포스코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했다.
포스코가 내놓은 대우조선 성장 전략도 구체적이다.
강재개발 연구소를 세워 현재 자동차강판과 같은 높은 경쟁력을 가진 조선용 강판을 생산·공급,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음은 물론 공장자동화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인 포스콘과 협력, ‘지능형 선박’ 생산체제를 구축해 조선산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심해광구 개발용 해양플랜트 발주 확대와 구조물 임대업 등을 통해 수익기반의 발판을 마련하고 해양플랜트부문 자체 설계 역량도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의 경우에도 ‘인수실탄’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는데 힘을 싣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도 대우조선 인수자금은 충분하다”면서 “전략적·재무적 투자 2조원과 자체적으로 7조원, 총 9조 이상은 마련할 수 있다”고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2002년 대한생명 인수 이후 대규모 M&A에 참여하지 않고 상당한 자금을 축적해 왔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한화는 비상장 우량계열사 상장을 통한 상당한 현금, 한화건설이 보유한 매립지의 개발을 통해 개발이익, 전국 각지에 보유하고 있는 유휴 부동산의 매각 및 유동화를 통한 자금 조달 등의 계획도 내놓고 있다.
특히 한화는 풍부한 M&A 경험이 플러스 요인으로 손꼽힌다.
다우케미컬·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 정아그룹(현 한화리조트)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 대한생명 등을 잇달아 인수, 각 업체들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은 대목은 컨소시엄 구성을 탄탄히 할 수 있는 분명한 매력 포인트다.
아울러 한화는 보험, 증권, 벤처캐피털,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조선사업과 관련된 각종 금융업무와 대우조선 경영에 수반되는 투자금융 관련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화는 현재 8조2000억원 가량의 대우조선 매출 규모를 5년 후인 2012년까지 20조 원으로 확대하고 2017년까지는 35조원을 달성, 대우조선을 주력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들 양사 모두에게 희소식도 들렸다.
인수전에서 강력한 상대마로 분류되고 있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대우조선노조가 2일 “동종업체로의 매각은 안된다”면서 내부적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소시엄 구성에 따른 인수가격, 대우조선 육성 청사진 등 각 항목에 높은 배점을 받는 업체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기 때문에 ‘시계제로’의 국면은 그 농도를 더해가고 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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