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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리먼 "더 나빠진다" vs. 무디스 "위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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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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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9월이 만기인 70억 달러의 외국인 보유 채권 향배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방아쇠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국제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우려를 파이낸셜 타임스(FT), 로이터 등 외신들이 1일 일제히 보도했다.

FT는 "인플레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한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다양한 거시정책을 구사하더라도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1일 리먼 브라더스의 권영선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 보도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경제가 지난 1992년 이후 21분기 연속 확장돼왔으나 (부진한) 내수가 (여전히) 견고한 수출세를 깎아 먹으며 올해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리먼 브라더스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지난해 5%에서 다소 하락하여 4.1%로 이르겠지만 내년에는 4.4%로 다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치’를 초과해 2.5~3.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나 유가가 수그러들면서 내년에는 목표치로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ING 뱅크의 아시아 리서치 책임자인 팀 콘던도 FT에 한국의 인플레가 완화되는 추세가 완연하지만 유가가 다시 강세로 반전될지 여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최근 통화정책의 고삐를 다시 조여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5.25%로 상향 조정했지만 “경기 둔화로 내년에 소비자물가 상승이 주춤할 전망인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년에 0.75%포인트 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밝혔다.

한편 이날 로이터는 주식·채권·외환 시장이 일제히 주저앉은 1일의 ‘블랙 먼데이’를 계기로 지난 1997~1998년의 외환 위기가 다시 오는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 최근 외환 불안과 관련해 그 책임이 통화 당국에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으며 로이터는 특히 이달로 만기가 돌아온 70억 달러의 외국인 보유 채권이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소재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드와이포 에번스 전략가는 9월 만기 채권 규모가 2470억 달러로 추정되는 한국 보유 외환의 3% 미만으로 미미하나 시기가 민감한 만큼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방아쇠 효과를 낼 수 있음을 경고하고 “현재로선 (투자자) 어느 누구도 한국을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ING 뱅크의 콘던은 로이터에 한국 당국이 지난 7월초 외환시장에 개입했음을 상기시키면서 “현 시점에서는 (또다시) 적극적으로 (환시장)에 개입하는 것 외에 달리 방안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이 왜 지난달 원화 하락에 무관심했는지의 원인도 미지수라는 것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 한국이 갖고 있는 단기 외채가 2222억 달러 가량으로 높은 수준이라면서 설상가상으로 이 가운데 40%가량을 한국에 진출한 외국 은행들이 갖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높이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한국이 1997년과 같은 외환위기를 다시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마스 번 국가신용등급 담당 부사장은 "한국 기업과 은행들은 1997년 당시보다 훨씬 (재정적으로) 건전하다"며 "수출기업들은 세계 경기둔화에도 잘 견디고 있다"고 평가했다.

번 부사장은 현재 'A2'인 한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에 대해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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